요약

2007년 들어 급등하기 시작한 국제곡물 가격이 이듬해에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수준까지 폭등하였다. 이어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식량폭동이 일어나고 수출제한조치가 취해졌다. 여기에 투기자본까지 유입되어 식량위기가 증폭되기도 했으나 뒤이은 대풍작으로 이제 곡물시장이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따라서 급등시기에 비하면 국제가격이 하락하였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아직도 높은 수준이다. 더군다나 향후 농산물 가격이 과거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전망은 이제 농산물 가격정체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으며, 이는 소득의 대부분을 식비로 지출해야 하는 개도국들 입장에서 보면 지금이 식량위기의 끝이 아닌 출발 시점임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가격급등은 국제식량 원조를 위축시켰으며 결과적으로 개도국들은 가격급등과 외부 원조 급감이라는 2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제 사회는 개도국들의 이러한 노력을 돕기 위하여 식량원조와 농업생산능력배양 등 많은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이제 개도국에 대한 식량농업지원문제는 최대의 글로벌 이슈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이미 개도국의 식량위기대응노력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으며, 이제 이를 담당하고 있는 KOICA가 적절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시행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와 같은 원조전략검토의 기초 작업으로 우선 56개 협력대상국 각각의 식량농업현황에 관한 기본지표를 상호비교가 가능한 형식으로 정리하였으며 여기에 식량수급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지표를 포함하여 종합적인 현황파악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또한 통일된 양식에 의한 지표만으로는 개별국가의 특성 파악이 어렵다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현재 식량위기를 겪고 있는 15개 협력대상국에 대해서는 별도로 개황을 정리하여 추가하였다.

식량위기에 대응한 협력대상국들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검토의 다음 단계에서는 “원조의 효과성 제고”와 “식량원조”관련 국제논의와 규범을 분석하여 정리하고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 원조 접근대안을 검토하여 제시하였다. 원조의 효과성 제고와 관련한 세 차례의 고위급회의를 통하여 공여국가의 원조정책을 수원국가의 시스템과 조화시키는 과제, 개발협력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50개 항목의 이행, 그리고 원조의 비 구속화 확대 등은 KOICA의 향후 사업에도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것이다. 또 일정규모 이상의 식량원조를 제공하고자 할 경우에는 “WTO농업협정”과 “FAO 잉여농산물처분규칙”에 따라 해당수출국들과 양자협의, FAO/CSSD 통보, 그리고 다자협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에 더하여 장기차관형식의 경우에는 “식량원조협약”에서 정한 조건을 감안하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DDA농업협상동향 특히 WTO 농업협정의 식량원조 관련조항 개정논의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 원조와 관련해서는 그 장·단점을 정리하고 식량원조사업과 식량증산지원사업에 적합한 UN산하의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KOICA의 단계적 접근방법을 제시하였다.

무상원조전략과 관련해서는 KOICA가 협력대상국들의 식량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직면할 수밖에 없는 몇 가지의 핵심쟁점을 중심으로 판단 기준을 정리하였다. 첫 번째 쟁점은 어떤 나라를 우선 지원할 것인가, 즉 지원대상국가의 우선순위문제다. 이와 관련해서는 대상국 식량위기의 심각성, KOICA의 기본정책방향, 그리고 국제 사회의 시각을 반영하여 56개 협력대상국 중 15개국을 선정하고 이를 다시 세 개 그룹으로 분류하여 우선순위를 제시하였다. 두 번째 쟁점은 “식량원조”와 “식량생산지원”을 각각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 문제에 대하여는 먼저 식량원조의 역기능 논란과 우리나라 농산물수급 및 가격구조상 제약요인이 있음을 지적하고 KOICA의 식량 원조방안검토 차원에서 국제규범과의 충돌방지 그리고 원조효과제고를 위해 각 경우별로 기술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다. 세 번째 쟁점은 전술한 협력대상국들의 다양한 식량농업현황을 기초로 유사한 농업여건을 공유한 지역별로 식량증산을 제약하는 공통요소가 무엇인지를 정리하고 지원방향을 제시하는 문제, 즉 식량증산 지원전략에 관한 문제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56개 협력대상국을 6개의 농업지역으로 분류하고 그중 심각한 식량문제를 안고 있는 4개 지역을 중심으로 KOICA의 개별지원 사업검토방향을 제시하였다. 또 식량증산지원과 관련하여 우리가 주곡자급 실현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험하고 발전시켜온 분야가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고 지원할 수 있는 분야라고 보고 상대국의 식량문제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 분야 발굴도 시도하였다.

이와 같은 원조전략을 토대로 2개의 우선 지원 대상국을 선정하고 그 각각에 대한 KOICA의 지원 사업을 제시하였다. 우선 지원 대상국의 하나인 스리랑카의 식량위기는 곡물가격폭등이라는 국제요인과 내전관련 국내요인이 얽혀 있다. 따라서 현재의 식량상황은 내 전수복지역이 가장 심각하다. 시급한 것은 난민용 긴급식량지원이지만 정부는 이미 난민을 귀향시키기 시작했으며 연내에 80%를 재정착시킨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따라서 우리가 식량 원조를 검토한다면 연내에 이루어져야 하며 해를 넘길 경우 실기한 조치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난민문제와 직접 연계되어 있는 내전수복 지구의 농업복구 사업 등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내전수복 지구 농업복구 사업을 제시한다: (1안) 쌀 생산기반 종합복구 사업(Jaffna지역), (2안)종자공급시스템 복구 사업(Murunkan, Paranthan 지역), (3안) 농업연구시스템 복구 사업(북부지역).

에티오피아는 1천 2백만 명이 만성적 식량부족상태에 있는 최빈개도국이며 이번 곡물 가격급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로서 농업기반시설이 매우 취약하고 물 부족이 심각하므로 농업용수개발 및 수리시설분야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제1차 식량안보 5개년 계획”의 시행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이제 2010년부터 시행될 제2차 계획을 마련하고 외부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KOICA가 이 대규모 국책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사업규모가 너무 커서 현재로서는 현실적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또 본 연구에 앞서 KOICA와 에티오피아 간에 이미 논의절차가 시작된 농촌개발시범마을 사업은 기본적으로 지역개발 사업으로 본 연구의 주제인 식량위기대응사업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업의 진행에도 불구하고 식량위기 대응 차원의 신규 사업을 검토할 필요성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다만 이미 절차가 진행 중인 농촌개발 사업과 식량위기에 대응한 신규 사업이 동시에 시행되는 상황까지를 염두에 두면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농업용수개발 사업(안)을 제시한다: (1안) Dodota지역 농업용수 개발 사업, (2안) Adama지역 소규모 농업용수 개발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