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오늘날 국제개발협력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이슈로 꼽히는 개도국의 주인의식은 단순히 문서상에서만 존재하는, 피상적이고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다. 주인의식은 사업 발굴, 시행, 평가에 이르는 전 단계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며, 아울러 모든 개발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이다. 강력한 주인의식과 개발의지에 바탕을 둔 우리의 개발경험에 전 세계가 재조명을 하는 것도, 이렇듯 수원국의 주인의식이 가지는, 단순한 상징성이 아닌, 기능적인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인식 때문이다.

파리선언과 아크라행동계획에서의 주인의식의 개념과 비중은, 이러한 국제 원조사회의 관심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두 선언문에서 수원국들은 주인의식에 요구되는 여러 제반 이슈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임을 약속하였으며, 공여국들은 개발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서 수원국의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할 뿐 아니라, 한편으로는 수원국이 주인의식을 강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 조직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을 다짐하였다. 이러한 공여국의 노력에는 여러 가지가 제시될 수 있으나, 공여국 원조를 수원국의 공공 재정관리 및 조달 시스템을 통해 집행하는 것이 수원국의 국가기능과 개발역량 강화 측면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지적된다.

수원국 공공 재정관리 및 조달 시스템의 정의와 활용의 함의

수원국 시스템 활용에 관한 논의의 기본 문서인 파리선언에서는 수원국 공공 재정관리 시스템 활용의 의미를 “재원의 운용에 있어서 수원국의 법령 및 관련 조례에 의해 수립되고 정부의 주무부처, 기능에 의해 집행되는 국가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2)”으로 정의내리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예산집행, 재정보고, 감사에서 공여국이 수원국의 규정에 근거, 수원국의 시스템과 절차만을 활용하는 동시에, 어떠한 추가적이고 부수적인 요구도 하지 않는 다는 것을 뜻한다. 공공 조달시스템을 활용한다는 것은 “공여국이 수원국 정부에 의해 수립되고 집행되는 일반 법령에 따른 공공조달 절차에 따라 프로젝트 혹은 프로그램 실시를 위한 재원을 제공하는 것”을 뜻하며, 아울러 “재화, 용역, 서비스 조달에 관해 수원국 정부에 대해 어떠한 추가적이거나 특별한 요구조건을 달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3) 따라서 수원국 시스템 활용 이슈는, 공여국이 개발 원조를 제공하는데 있어 수원국의 원래 시스템과 절차만을 사용함으로서 수원국 체계의 유효성을 인정하는 한편, 수원국 체제의 지속적인 사용을 통한 학습(Learning by doing)의 효과를 창출하는데 있어 공여국 재원이 일종의 윤활유와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하겠다.

하지만, 아직 취약한 개도국의 시스템을 활용하여 개발 원조를 제공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는 부정부패로 인한 개발재원의 전용부터, 비효율적인 재원 집행, 그리고 부적절한 재원배정에 따른 목표 미달성까지 여러 가지가 지적된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선진공여국들은, 파리선언을 통해 천명한 바와 같이 수원국 시스템을 사용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 여러 제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떠한 정책, 전략을 바탕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수원국 시스템을 활용하여 원조를 제공해 나가고 있는가.

선진공여국의 사례

- 영국

선진 공여국 중 수원국 시스템과 관련하여 선도적인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영국의 경우, 이미 개발협력 사업 전반에 걸쳐 수원국 공공 재정관리 및 조달 시스템의 활용 이슈가 통합되어 있다. 수원국 시스템과 이의 활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관한 진단은 DFID의 국별지원계획(Country Assistance Plan)을 수립할 때, 예산지원 여부 및 규모를 결정할 때, 그리고 해당 분야 역량강화 사업을 계획할 때에 다양하게 적용된다. 이를 위해 수원국 시스템 진단 시에는 PEFA(Public Expenditure and Financial Accountability)을, 수탁리스크(Fiduciary Risk)에 대해서는 자체적인 진단방법을 통해 분석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유한다. 영국은 재정관리, 회계, 조달 등의 분야에서 기술적이고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왔으며, 이를 수탁리스크 진단 방법론 개발과 수원국 역량강화 사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영국은, 수원국 시스템 활용에 있어서 타 공여국과의 협력에 상당한 중점을 두고 있으며, 주로 일반 혹은 섹터예산지원의 방식으로 수원국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 덴마크

덴마크 역시 예산지원의 형태로, Nordic+등 타 공여국과의 협력 체제 하에서 수원국 시스템을 사용함으로서 제반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강화된 재정모니터링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덴마크는 이미 2000년대 초반, 독립적인 프로젝트 위주의 개발협력방식에서 프로그램형 원조로 전환한 바 있으며, 이러한 원조 접근법의 변화가 수원국 시스템 활용을 용이하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는 PEFA 결과와 DFID의 수탁리스크 진단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덴마크는 수원국 시스템 활용 문제 뿐 아니라 파리선언 전반 지표달성에 상당한 의욕을 나타내고 있으며, 일례로 네팔에서 파리선언 공여국측 코디네이터로서, 프로그램형 원조, 섹터예산지원 모니터링 작업과 이를 위한 공여국간 조화 및 수원국과의 정책 대화를 총괄하는 등 동 이슈와 관련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일본

일본은 유럽 선진국에 비해 예산지원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편이다. 일본은 예산지원 등을 통한 수원국 시스템 활용에 집중하기 보다는, 수원국 내에서 일본의 전략분야가 무엇이며, 지원 가능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우선적으로 고려되며, 이를 바탕으로 수원국에서 타 선진공여국과 예산지원 방식으로 협력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일본은 네팔에서와 같이 당장 SWAp에 대한 재정 지원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에라도 SWAp관련 비공식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서 자국 프로젝트 및 기술협력 사업과 SWAp의 정책적 일치를 우선적으로 도모하고 향후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프로젝트 사업 시 수원국의 공공 조달 시스템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를 위해 관련 규정을 이미 마련한 상태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 공여국의 입장에서는 예산지원처럼 재정 집행의 전 단계에 걸쳐 수원국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보다 조달 과정과 제반 문제에 대한 통제가 어렵고, 따라서 주 도급업체나 관리 컨설턴트 고용에 자국 출신으로 국적 제한을 두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어 실제 수원국의 조달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독일

독일은, 영국과 덴마크에 비해 한 발 늦은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아프리카 등 일부 지역에서 예산지원을 통해 수원국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나 그 여부 및 규모를 결정하는데 있어 그리 적극적이지는 않은 편이다. 독일은 당장 취약한 시스템을 활용하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연수, 전문가 파견 등을 통해 시스템의 역량을 강화시키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며, 여기에는 재정분야 기술협력에서 독일만의 전문성에 대한 전략적 고려가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노르웨이

노르웨이 역시 영국, 덴마크와 마찬가지로 예산지원을 위주로 수원국 시스템을 활용해 나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공동 재정지원을 통해 제반 리스크를 상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 스위스

스위스 역시 막연한 예산지원의 확대나 수원국 재정관리 및 조달 시스템 활용을 택하기에는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 이보다는 자국이 나름대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분야와 방식을 각 수원국별로 적용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네팔에서는 지방분권과 관련, 지방의 역량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네팔에서 50여 년간의 활동으로 전문성을 축적한 HELVETAS 등 스위스 NGO와 동등한 파트너로 협력하고 있다.

- 다자기구: 세계은행 및 아시아개발은행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의 경우는 유상 차관사업에 무상 지원을 병행하는 경우에도 수원국 시스템 활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두 은행은 원조 제공에 있어서 수원국 시스템 활용 여부나 규모를 결정하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선제 역량개발 프로그램, 모니터링 프로세스 등 적절한 안전장치(safeguard)를 수원국의 상황과 리스크 정도에 따라 적용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 중 재정관리 및 조달 분야에 관한 연수과정, 컨설팅, 기술협력 등 역량개발사업은 두 은행이 거의 대부분의 지원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주력 사업이기도 하다.

세계은행은 재정관리, 공동조달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점을 활용하여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국가정책 및 조직진단(Country Policy and Institutional Assessment: CPIA)’, ‘국가조달진단보고서(Country Procurement Assessment Report:CPAR)’A, ‘공공세출과 재정책임성(PEFA)’등 여러 개발파트너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석틀을 수립, 제시해 오고 있다.

- 시사점

이제 선진공여국들에게 수원국 재정관리 및 조달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 하느냐 아니냐의 담론은 의미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원국 시스템의 활용과 원조 집행의 효율성 문제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은 것이 사실이며, 여러 요인을 감안하면 리스크도 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공여국들이 지난 수십년간의 시행착오에서 얻은 결론은, 이러한 단기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수원국이 국가로서의 기능을 하기 위해 필수적인 공공 부문 재정관리 체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은 불가능한 사안이며, 이러한 체제의 정비에는 역량강화사업과 함께, 실제 상황에서 이를 활용해 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이제 선진공여국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는 수원국 시스템 활용의 효용성에 대한 논란보다는, 각 공여국의 ODA 전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시스템 활용과 역량강화를 위한 기술지원의 적정균형점(right balance)을 찾아,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수원국의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선진공여국의 사례에서 볼 때, 이러한 적정 균형점을 찾는데 있어서 공통적으로 고려되는 요소는 ①정책의 일치, ②수원국의 역량강화, ③시스템의 일치 세 가지로 요약된다.

<그림 요약-1 수원국 시스템 활용의 3대 핵심 요소>

이러한 균형점은 전체 ODA 전략틀 내에서, 그리고 해당 수원국내에서 국가적 특수상황 뿐 아니라 각 공여국의 지원 분야, 규모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case-by-case로 발굴되고 있다.

이를 위한 방법론면에서 보면, 선진공여국들은 주로 국별전략 수립 시 수원국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프로그램형 원조와 예산지원 실시여부 및 규모, 그리고 이에 따른 재정관리 시스템 활용과 관련된 정책결정과 전략수립의 근거가 되고 있다. 시스템에 대한 심층 분석은 개별적으로 이뤄지기 보다는, 공공 재정관리 분야에서는 PEFA 진단을, 조달 분야에서는 DAC의 조달 진단법을 적용하여 여러 공여국이 공동으로 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도 DFID의 방법론을 활용, 이를 공유하되, 필요한 경우 자체적으로 2차 심층 분석을 실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수원국에 대한 역량강화사업 역시 여러 공여국간 조화를 바탕으로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많은 활동이 공동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수원국 시스템을 파악하고 리스크를 진단하며 이를 적절한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하고, 동시에 필요한 역량강화 사업을 실시하는 것이 워낙 광대하고 시간과 노력 소요가 많은데다 여러 가지 부담이 커 특정 공여국이 단독으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원조양식별 수원국 시스템 활용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해서는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수원국의 공공재정, 조달 시스템을 활용하는 사례도 많지 않고, 적용에도 상당한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타 분야와 달리 조달 부분에서 어느 정도 수원국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일본의 경우와 같이 실제 사례가 있기는 하나, 프로세스 감독, 관리 차원에서 제약이 많았다.

선진 공여국들은 이보다도 주로 예산지원을 통해 수원국 시스템을 활용해 나가고 있으며, 가장 쉽게,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이 범분야 접근법(Sector-Wide Approach: 이하 SWAp)에 대한 섹터예산지원이다. 섹터예산지원은 지정된 분야에서 목표와 투입물-산출물 간 관계가 비교적 명확하며 제반 리스크 통제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일반예산지원보다 더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네팔의 사례에서 보듯이 최빈국, 취약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실시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일반예산지원은 수원국의 주인의식과 시스템 활용 측면에서 섹터별 지원보다 더 많은 효용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주로 공여국들이 섹터별 지원을 통해 예산 프로세스 활용과 리스크관리, 역량강화 등의 노하우를 상당한 수준까지 축적한 후에야 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수원국 시스템 활용에는 여러 가지 진단, 분석, 관리 작업이 필요하며, 따라서 이는 개인적으로 또한 조직적으로 상당한 업무 과중일 수 있다. 따라서 선진공여국들은 관련업무 수행성과를 인사고과 항목으로 포함시키거나 해당 작업에 관한 연수기회 제공 등을 통해 커리어 개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적절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조직적으로는, 수원국 시스템 활용과 관련하여 핵심이 되는 현지 사업수행 역량강화가 주요 이슈이며, 여기에는 적절한 권한 강화 뿐 아니라 본부 인력 파견 시 동 이슈에 대한 의지와 노하우를 결정사항으로 고려하거나, 고급 현지 인력의 관리자급 채용 등 여러 가지 방안이 포함된다.

우리의 현황 및 대응방안

- 우리 원조의 수원국 시스템 활용 현황 및 필요성

우리나라는 2006,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된 파리선언 모니터링 서베이에서 수원국 시스템 활용 지표(5a 및 5b) 성과가 타 항목에서보다 낮았으며, 전체 공여국 중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더군다나, 서베이에서의 미미한 성과조차도 수원국 시스템을 필연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유상차관에 의한 것이어서, 무상지원 상에서 이를 개선해 나가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 이슈는, 내년도 OECD 개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 가입을 목표로 실시된 특별 동료심사에서 개선을 권고 받은 사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내년도 DAC 가입 뿐 아니라 2011년 제4회 원조효과성에 관한 고위급회의를 개최함으로서 명실상부한 선진공여국으로서, 국제 원조사회의 각종 논의사항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자 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단순히 원조를 주는 공여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수원국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단기적인 원조성과물 제공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수원국의 개발역량강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재정관리 및 조달은 이러한 개발역량의 근본이며, 주인의식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강화하고 활용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인 책무이다.

하지만 수원국 시스템 활용의 문제는, 단순히 부담스럽기만 한 책무인 것은 또한 아니다. 오히려, 동 주제는 선진공여국으로 발돋움하는 시점에 와있는 우리에게 원조 체계와 방식을 선진화하는데 있어서 효과적인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 크게는 국별지원전략의 강화, 수원국과의 중장기적 파트너십 구축, 원조 양식의 다양화, 원조의 비구속화 측면에서 수원국 재정관리 시스템을 둘러싼 각종 논의들은 앞으로 우리 원조를 대폭 개선해 나가는데 있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 KOICA 사업 시 수원국 시스템 활용방안(안)

그렇다면 KOICA 사업에서 수원국 시스템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인가. 우선, 이를 위해서는 앞서 선진 사례에서 도출한 세 가지 요소, 즉 ①정책의 일치, ②수원국의 역량강화, ③시스템의 일치를 적용시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정책의 일치 측면에서는, 수원국의 빈곤감소전략과 중기예산안을 바탕으로 국별 지원전략(Country Assistance Strategy: 이하 CAS)을 강화해 나감으로서 수원국 정책과의 일치를 추구하는 한편, 수원국 재정관리와 조달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CAS 수립 프로세스에 포함시킴으로서 향후 수원국 시스템 활용을 전략적으로 검토, 결정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수원국의 역량강화에 관해서는, 이미 KOICA에서 실시하고 있는 재정운영, 공공감사, 조세행정을 이에 연계시켜 해당 수원국에 대해 국별연수 체제로 과정을 심화,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전자정부 구축 등 관련분야 프로젝트 사업의 확대 및 전문가와 봉사단 파견을 연계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될 수 있다.

시스템의 일치를 위해서는 우선, 1단계에서 수원국의 시스템 활용이 가능하도록 KOICA 규정을 정비하고, 프로그램형 접근법(Programme-Based Approach: 이하 PBA), SWAp과 예산지원 등 다양한 접근방법과 지원 양식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여 향후 수원국 시스템 활용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다양한 원조양식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 조사, 그리고 PEFA, 수탁리스크 진단 및 관리법 숙지, 수원국 역량강화 이슈와 향후 시스템 사용에 관한 구체적인 연계 플랜 수립 등 여러 이슈에 대한 정책적, 전략적 검토가 완료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2단계에서는 프로젝트 레벨에서 수원국 시스템 활용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프로젝트 시행시 수원국의 조달 시스템을 실제로 활용해 볼 수 있다. 또한, SWAp을 시범적으로 1-2개 국가에서 도입, 기존에 개별적으로 추진되어온(stand-alone) 프로젝트를 SWAp에 통합하는(integrate) 방향으로 실시함으로서 다음 단계에서 예산지원을 실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예산지원을 실시하고, PBA를 KOICA 사업에 확대 도입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산지원은 우선, 2단계에서 참여했던 SWAp에 중기 기간의 소규모 섹터예산지원을 실시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일반예산지원은 차후에, 여기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지금까지 제시한 세 단계 방안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사항들이 있다. 첫 번째는 해당 수원국의 재정관리 및 조달 분야 역량강화를 위한 노력이 전 단계에 걸쳐 꾸준히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들 수원국과의 정책적, 시스템적 일치를 위해 해당 정부 혹은 기관과의 지속적인 정책협의가 실시되어야 한다는 점이며, 이를 위해 정례화된 정책대화체 구성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타 공여국과의 협력이다. 우리가 SWAp과 PBA를 도입하고 예산지원을 실시하는데 있어서 비단 규모의 문제 뿐 아니라 자금의 순환 과정과 이에 대한 모니터링에 있어서 우리가 배워야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만의 단독 예산지원은 현실적인 방안이 아니다. 따라서 기존 SWAp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가장 적합하며, 이를 위해서는 해당 SWAp에 참여하고 있는 타 공여국과의 협력관계가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현지 레벨에서 여러 공식, 비공식 채널로 이러한 공여국간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 인센티브 이슈

수원국 시스템 활용을 위해서는 적절한 인센티브 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조직적으로는 제반 활동의 총괄주체 확립, 부서별 성과 반영 등 뿐 아니라 본부와 해외사무소간 역할과 재정립과 해외 역량강화 등이 검토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관련 활동성과를 인사고과에 포함시키거나, 중장기적인 커리어개발 기회를 제공하는 등, 본부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인센티브 뿐 아니라, 적절한 보수, 대우 등을 바탕으로 고급 현지 인력을 적절하게 활용해 나갈 수 있는 부분도 생각되어야 한다.

- 앞으로의 과제

상기에서 제시한 여러 방안을 제대로 실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해결해야하는 과제들이 있다.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 원조의 가시성과 국민의 인식에 관한 것이며, 한편으로는 국내, 그리고 KOICA 내외에서도 제기되는 예산지원에 관한 이해 부족과 반론 등이다. 이러한 제반 과제들은, 향후 우리가 SWAp 지원 등을 통해 수원국 시스템을 활용해 나가는데 있어서 선결되어야 하는 문제들이며, 이를 위해서 기존의 KOICA의 연구, 교육, 홍보 기능을 적절히 활용하여, 국민의 인식을 제고하고 대내외 관계자의 이해 증진을 통하여 향후 정책 기획 레벨에서 수원국 시스템 활용을 위한 여러 방안을 수립하고 실시해 나가는 반석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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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Using national systems for the management of funds....established in the general legislation (and related regulations) of the country and implemented by the line management functions of the government”[OECD 2006b]
3) “onors use national procurement procedures when the funds they provide for the implementation of projects and programmes are managed according to the national procurement procedures as they were established in the general legislation and implemented by government. The use of national procurement procedures means that donors do not make additional, or special, requirements on governments for the procurement of works, goods and services.” [OECD 2006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