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I. 서론

국제개발협력의 중요성과 공적개발원조(ODA)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세계적 인식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오늘날 국제사회는 한국의 경제규모와 역량에 걸맞은 국제무대에서의 한국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고 국제개발협력분야에서의 한국의 위상 강화를 위해 우리 정부는 오는 2010년 OECD 내의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가입을 목표로 2009년 2월에 정식으로 가입신청을 하였다. OECD/DAC 가입을 준비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한국 원조체계와 전략의 선진화 방안 마련이 강조되고 있다. 본 연구 보고서는 개발협력과 공적개발원조에 대한 국제사회의 원칙을 살펴보고 선진 원조기관의 사례를 연구함으로서 한국 원조의 선진화에 필요한 이론적 뒷받침과 정책적 함의를 제공하고자 한다.

본 연구보고서의 주요 연구대상 및 주제는 다음과 같다. (1) OECD/DAC 권고사항과 평가지표에 대한 전수 분석, (2) OECD/DAC 권고사항 및 평가지표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한 OECD/DAC이 지향하는 모범 원조모델 도출, (3) OECD/DAC 전 회원국의 동료 평가 분석을 통해 OECD/DAC 회원국의 원조 행위 분석, (4) 한국 ODA 체계 진단과 KOICA의 OECD/DAC 가입을 위한 준비 상황에 대한 탐방 조사 분석, (5) OECD/DAC 권고사항을 따르는 가운데, 앞으로 KOICA가 국제개발협력을 선도할 수 있는 선진 원조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한 장ㆍ단기적 Action Plan 제시이다.

II. OECD/DAC 권고사항 및 평가지표 분석

OECD/DAC은 UN, 세계은행 등과 달리 개발도상국에 대한 직접적 유·무상 원조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다자개발기관과 각 공여국이 집행한 원조에 관한 통계, 자료 수집 및 분석, 정보와 경험 및 우수사례의 공유 등을 통해 원조사업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권고사항을 제공한다.

OECD/DAC은 UN MDGs, 빈곤, 성 평등, 환경, 분쟁과 평화 및 취약국가, 무역, 원조 효과성, 원조의 질, 거버넌스 등 9가지 분야를 원조의 주요 이슈로 다루고 있으며 가이드라인(Guideline), 매뉴얼(Manual), 리포트(Report), 그리고 퍼블리케이션(Publication)을 통해 OECD/DAC이 추구하는 이슈별 이념과 접근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주기적인 동료심사를 통해 회원국 원조기관 및 전반적 원조 활동성과를 평가하며 회원국의 원조 정책 및 집행을 조사한다. 본 연구에서 우리는 특히 OECD/DAC 가이드라인 문서에 주안점을 두고 9가지 이슈별 OECD/DAC 권고사항 및 평가지표를 살펴보았다. 다음은 각 이슈에 대한 분석 결과이다.

(1) UN 천년개발목표(UN MDGs: Millennium Development Goals)

먼저 UN MDGs는 새로운 개발협력의 방향을 제시하며 공여국과 수원국에게 개발협력에 대한 당위성을 제공한다. 또한 UN MDGs는 교육 확대, 보건 증진, 질병 퇴치 등을 위한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 수립을 통해 공여국과 수원국에게 구체적인 개발 협력 목표를 제시해준다. 끝으로 UN MDGs는 2000년 이후 OECD의 역할을 제시해준다. UN MDGs의 정신에 발맞추어 OECD는 주요 공여국간의 국제적 협력 도모와 OECD 국가의 정책 실행자들 간의 정책 경험 및 역량개발에 대한 정보 공유를 통한 국제 협력 증진과 정책 통일성 향상에 힘써야 할 것이다.

(2) 빈곤 감소

빈곤은 현재 전 세계가 해결해야 할 주요 사안 중 하나로 빈곤의 원인은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범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빈곤문제는 단기적으로 해결 가능한 사안이 아니므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성장 속도뿐만 아니라 성장 방식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OECD/DAC은 빈곤 감소와 개발을 동시에 추구하는 빈곤 친화적 성장(Pro-poor Growth)을 빈곤 감소를 위한 지침의 큰 축으로 삼고 있다. 빈곤 친화적 성장이란 개발과 빈곤의 연관성을 인식하고 경제성장과 빈곤 감소를 함께 고려하는 개념으로 시장주도의 경제발전만을 통한 성장의 한계가 드러남에 따라 새롭게 대두되기 시작한 개념이다. 즉, 빈곤층에게 고른 혜택이 주어질 수 있도록 전반적인 사회 불평등을 개선하고 개발에 있어서 발전속도와 질의 조화를 추구하는 개념이라 하겠다. OECD/DAC은 빈곤 친화적 성장 개념을 도입하여 원조 정책을 세울 것을 권고한다. 또한 OECD/DAC은 효과적인 빈곤 친화적 성장을 위해서는 수원국 제도와 환경 개선, 인프라 구축 등이 수반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빈곤 친화적 성장과 함께 OECD/DAC은 빈곤 감소의 주요 수단으로 경제 성장을 강조하고 있으며 특히 시장 경제적 접근, 즉 시장 자유화와 규제완화, 민간 경제 활성화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외에도 OECD/DAC은 민간·공공간의 협력과 빈곤층의 참여 그리고 수원국의 역량강화를 빈곤 감소의 주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빈곤층에게 고른 혜택이 주어질 수 있도록 빈곤층을 고려한 성장정책과 빈곤층의 역량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3) 성 평등

OECD는 2005년 제 2차 파리 고위급 회담에서 양성불평등 문제가 원조 효과성과 개발효과성을 저해하며 개발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 양성평등과 여성의 권한강화가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2008년 제 3차 아크라 고위급 회담을 통해 양성평등이 인류의 삶과 빈곤계층의 여성, 남성, 아이들 모두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므로 양성평등과 관련된 모든 정책이 조직적이며 일관성 있게 수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OECD/DAC은 OECD/DAC 회원국이 양성평등을 개발정책 및 집행에 통합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전략적 지원을 제공하는 젠더 네트워크(GENDERNET)를 통하여 양성평등 전문가, 시민사회, 양자 및 다자 공여기관을 한자리에 모아 성 평등문제에 대한 공동의 접근법을 마련하고 경험·정보·지식의 공유를 모색하고 있다.

먼저, OECD/DAC은 공여국이 양성 평등을 주요 이슈로 인식하고 다른 원조목표와 연관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OECD/DAC은 성 주류화를 양성 평등 달성의 주요 수단으로 강조하고 공여국이 수원국 내 성 주류화 보장을 위한 조직구조 개선과 역량 개발에 참여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OECD/DAC은 양성 평등을 달성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서 교육과 함께 양성 평등을 모든 개발 활동 및 정책에 적용할 것을 권고한다.

성 주류화와 함께 OECD/DAC은 성 평등문제에 있어서 범분야별접근 방식을 통해 수원국을 지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성인지 예산 분석의 실시와 수원국 사회 전반에 걸쳐 남녀가 동등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법적시스템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OECD/DAC은 성 평등문제 해결을 위해 여성의 권한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여성의 권한강화를 위해서는 여성의 경제적인 권한강화 뿐만 아니라 여성의 교육확대와 정치적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등 여성의 정치·사회적 권한 강화를 위한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4) 환경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 성장, 그리고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은 지구촌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했으며 이러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문제에 있어서 국제사회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기본 접근법으로 삼고 있으며 이에 따라 OECD/DAC은 환경관련 조직인 환경 네트워크(ENVIRONET)를 설치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구체적 전략과 권고사항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다.

첫째, OECD/DAC은 지속가능한 개발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으로 환경영향평가(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EIA)와 전략적 환경평가(Strategic Environmental Assessment: SEA)를 제시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공여국은 특정개발프로젝트의 결과가 환경에 미치게 될 영향을 미리 예측하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는 보다 넓은 범위의 국가정책이나 계획에 적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2000년대 이후 기존의 환경영향평가를 보완한 전략적 환경평가가 도입되었다. 전략적 환경평가는 환경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정책·계획·프로그램에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제도적 역량강화에 집중하여 국가기관이 환경 친화적 개발 정책 추진을 도울 수 있도록 한다.

둘째, OECD/DAC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공여국들이 일관된 정책을 실행하고 범분야적 접근방법(Sector-Wide Approaches: SWAps)과 윈-윈(Win-win) 접근법을 도입할 것을 권고한다. OECD/DAC에 의하면 공여국은 원조 집행 시 단기적 개발뿐만 아니라 장기적 환경문제를 고려해야 하며 개발도상국에서의 국가 개발 우선순위인 농업, 삼림, 에너지 분야에서 공여국과 수원국 모두에게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윈-윈 접근법을 사용해야 한다.

셋째, OECD/DAC은 환경파괴는 경제 개발과 세계화 등 여러 복합적 원인에 기인하므로 공여국들이 지속가능한 개발 정책의 주류화에 힘쓸 것을 권고한다.

넷째, OECD/DAC은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 강화와 국가 차원에서의 범세계적인 동반자관계 수립을 권고한다.

마지막으로, OECD/DAC은 대부분의 수원국들이 기후변화에 취약하므로, 공여국이 수원국의 기후변화 원인 파악을 위해 협력하고 이를 완화할 수 있는 국가적 프로그램 마련을 지원할 것을 권고한다.

(5) 분쟁과 평화

폭력분쟁은 개발도상국 개발의 토대가 될 교육, 건강, 사회기본서비스 및 사회·인적자본을 파괴시키고 질병을 확산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 및 국제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는 등 UN MDGs 달성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2001년 9.11 테러를 기점으로 취약국가에 관한 문제는 더욱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취약국가(fragile states)란 국민들에게 기본적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의지 또는 역량이 없는 국가로 대부분 취약한 거버넌스, 제한된 행정능력, 만성적 빈곤, 비인도주의, 지속적 사회갈등, 폭력 및 내전 등의 심각한 사회 문제를 갖고 있는 국가를 일컫는다. 무엇보다 이들 국가의 취약성은 개발 비용을 증가시키고 원조의 효과성을 저해하여 수원국 정부의 정책집행은 물론 공여국의 원조집행 또한 어렵게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애 따라 OECD/DAC은 2007년 ‘취약국가와 취약상황에 대한 국제개입의 원칙’을 발표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권고사항을 제시하였다.

첫째, 공여국은 정치, 안보, 개발 목표 간의 연계성을 인식하고, 분쟁방지를 원조 목적의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둘째, 공여국은 테러방지 메커니즘을 도입하여 수원국의 장기적인 구조적 안정을 도모하고 다른 국제 원조기관 및 원조 행위자들과 조화를 통한 원조활동을 해야 한다. 특히 취약국가에 대한 원조는 수원국의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일관성 있고 신속하며 장기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셋째, OECD/DAC은 분쟁상황을 분쟁 발생 전, 분쟁 중, 과도기, 분쟁 후 상황 등으로 구분하여 각 상황에 따라 공여국이 각기 다른 접근방식을 도입하여 수원국의 평화유지를 도모할 것을 권고한다.

무엇보다 OECD/DAC은 취약국가에 대한 원조는 해당 지역 내의 평화건설과 함께 국가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안보와 개발의 연계성을 강조하며, 특히 취약국가의 원조효과성과 안보시스템개혁에 대한 지원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OECD/DAC은 취약국가에 대한 원조일 경우에도 공여국은 수원국의 리더십과 주인의식 향상을 목표로 원조를 집행해야 하며 수원국의 역량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을 권고한다.

(6) 무역

수출 지향적 전략을 갖고 있는 개방 경제 국가가 폐쇄경제 국가에 비해 빈곤 감소와 성장의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나자, 국제사회는 개발과 무역의 연관성을 인식하고 시장 개방이 경제 성장과 빈곤 감소 및 원조의 효과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따라서 세계무역기구와 OECD는 무역과 개발 영역의 공동 발전을 위한 상호협력을 시작하였으며 ‘무역을 위한 원조(Aid for Trade)’사업을 OECD/DAC의 활동 목표에 포함시켰다.

무역에 관한 OECD/DAC의 권고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OECD/DAC은 공여국 간의 그리고 공여국과 수원국 간의 협력을 촉구하며, 공여국의 무역정책이 수원국의 전반적인 개발 전략과 통합된 일관성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또한 이를 위해 기업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보장할 것을 권고 한다.

둘째, OECD/DAC은 공여국과 수원국 공동의 책임성을 향상시키고 정책 결과의 효과적 관리를 위해 공여국과 수원국이 모니터링과 평가에 함께 참여할 것을 권고한다.

셋째, OECD/DAC은 수원국이 자체적으로 무역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수원국 무역 역량 지원에 공여국이 힘쓸 것을 권고한다.

(7) 원조의 효과성

원조 규모가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각 수원국에 따라 원조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남에 따라 국제사회는 원조의 효과성 향상을 강조하기 시작하였다. 이를 위해 22개의 공여국과 57개의 수원국은 2005년 파리 선언을 통해 UN MDGs 달성과 원조 효과성 증대를 위한 국제적 합의를 이루었다. OECD/DAC은 원조의 효과성 향상을 위해 공여국 간 그리고 공여국과 수원국 간의 협력과 조화 및 시스템과 제도의 강화를 강조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세부적인 권고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OECD/DAC은 효과적인 원조집행을 위해 공여국 간의 원조조화를 권고하고 있다. 공여국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원조의 효과성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OECD/DAC은 집행기관 간의 정책 조율과 조정을 위한 메커니즘의 강화 및 원조 조화와 협력을 권고하고 있다.

둘째, OECD/DAC은 효과적이고 결속력 있는 파트너십을 통해 수원국의 주인의식을 고취시키고 원조의 상호 책임성을 높이며, 일관되고 중장기적인 원조를 통해 원조의 예측 가능성과 지속성을 높일 것을 권고한다.

셋째, OECD/DAC은 수원국이 국가 개발 계획 및 예산을 책정하는데 있어서 원조를 고려하여 국가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효과적인 원조집행을 위해 재정관리 역량을 포함한 수원국의 역량강화를 지원할 것을 권고한다.

(8) 원조의 질

1972년 OECD/DAC은 원조재원에 대한 조달처의 범주에 따라 원조를 구속성(untied), 부분적 비구속성(partially untied), 구속성(tied) 원조로 구분하기 시작하였다. 구속성 원조란 “수원국이 조달하는 수입물자와 용역의 조달처를 공여국 또는 일부 소수국가로 한정하는 경우를 말하며, 차관을 제공하면서 물자와 기자재, 용역의 구매계약을 반드시 차관공여국가의 기업과 체결하도록 제한하는 조건부 원조”를 말한다(KOICA 2009). 이와 달리 비구속성원조는 위와 같은 조건이 없는 원조를 지칭하며 실질적으로 모든 국가가 조달처가 되는 경우를 말한다.

구속성 원조가 수원국의 경제발전을 왜곡시키고 수원국의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우려가 확대됨에 따라 국제사회는 원조의 비구속화와 원조의 질적 향상을 위한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원조의 질적 향상을 위하여 OECD/DAC은 원조의 비구속화를 적극적으로 권고한다. 또한 OECD/DAC은 원조의 유효성, 지속성, 질적 향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OECD/DAC 차원에서의 모니터링을 권고하고 있다.

(9) 거버넌스

1989년 세계은행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빈곤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거버넌스의 실패를 지적하면서 건전한 거버넌스(Good Governance)의 구축이 빈곤 감소를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국제사회가 경제성장과 정치적 발전과의 상관관계에 주목하게 됨에 따라 건전한 거버넌스와 개발의 연계성에 대한 인식은 더욱 확산되었다. 거버넌스에 대해 국제적으로 합의된 정의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거버넌스는 경제·정치·행정 등 세 가지 분야에 걸친 국가와 사회의 관계를 지칭하며,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공공행정 체계와 시장이 올바르게 작동하도록 하는데 필요한 제도와 운영체계, 정부의 권한행사 방법 등이 포함된다. OECD/DAC은 건전한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수원국의 전반적인 사회변화를 기본 목표로 한 개발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한 OECD/DAC의 권고사항은 다음과 같다.

OECD/DAC은 수원국이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참여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을 권고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여국은 수원국의 국가별 상황을 다차원적으로 고려하여 수원국의 역량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OECD/DAC은 또한 참여 개발 과정에서 시민사회의 전략적 역할 강화 및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건전한 거버넌스에 대한 접근은 크게 경제적, 정치적 접근으로 분류할 수 있다. OECD/DAC은 거버넌스에 대한 경제적 접근방법으로 수원국의 시장 자율화와 자원관리에 대한 책임성 강화, 국민 재산권 보장, 경제 투자촉진 및 민간주도의 시장경제 활성화 추구 등을 권고한다.

정치 분야에서의 건전한 거버넌스는 인간개발, 법치주의, 민주주의, 인권보호 등을 포함하며 특히 인권 강화와 자유 확대는 거버넌스의 정치적 접근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인권강화와 민주주의, 법치주의의 확립은 그 자체가 개발의 중요요소가 되며 결과적으로 건전한 거버넌스는 사회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로써 빈곤 감소를 위한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거버넌스에 대한 정치적 접근으로 OECD/DAC은 개발과 거버넌스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법적 제도 환경 조성과 법률 시스템 강화를 통해 수원국 내의 부패문제를 방지하고 법치주의를 확립할 것을 권고한다. 마지막으로, OECD/DAC은 수원국 내의 건전한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프레임웍을 마련하고 수원국의 상황을 고려한 지속적인 원조지원을 통해 정책조정을 강화하고 일관성을 제고할 것을 공여국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III. OECD/DAC이 지향하는 원조모델

1. OECD/DAC 원조모델

OECD/DAC의 원조모델 도출을 위한 분석틀을 제공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OECD/DAC에서 다루고 있는 모든 이슈들을 크게 원조목표와 원조 시스템으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원조목표란 공여국들이 원조행위의 궁극적 목표, 즉 원조를 하는 이유를 의미하며 원조 체계란 원조가 정해진 원조목표를 수행하는데 있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리고 질적으로도 우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공여국의 원조 인프라와 역량을 의미한다. 앞에서 분류한 9개의 OECD/DAC 이슈 중 빈곤 감소, 성 평등, 환경, 분쟁과 평화, 무역, 거버넌스는 원조 목표로 구분할 수 있고, 원조의 효과성과 원조의 질은 앞의 원조 목표를 뒷받침해주는 상위의 영역으로 분류하여 원조체계로 설명할 수 있겠다. 또한 UN MDGs는 원조목표의 설정 방향과 목표에 대한 당위성을 제공해 주는 OECD/DAC 권고사항 내의 또 다른 권고사항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OECD/DAC이 제안하는 원조모델이란 이러한 원조 목표와 원조 체계가 유기적으로 잘 조화되어 이루어지는 원조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빈곤 감소, 성 평등, 환경문제, 분쟁과 평화, 거버넌스 등 각각의 원조 목표의 달성을 위해 원조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며 원조의 질 면에서도 조화를 이루는 원조를 OECD/DAC이 지향하는 원조모델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OECD에서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모든 권고사항 및 평가지표 자료와 동료심사 자료를 바탕으로 각 이슈별 OECD/DAC 원조모델 적용지표를 작성하여 특정 공여국의 원조 프로젝트를 평가하고, 더 나아가 해당 공여국의 원조행위가 OECD/DAC이 지향하는 원조모델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검토ㆍ분석하였다. 위의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는 OECD/DAC이 지향하는 원조모델에 가까운 사례로 네덜란드를 선정하였다. 또한 한국과 비슷한 원조 규모로 효과적인, OECD/DAC 권고사항에 일치하는 원조 행위를 하고 있는 아일랜드를 두 번째 사례국으로 선정하여 방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2. OECD/DAC 원조모델 지표

본 장에서 동 연구진은 OECD/DAC 원조모델 적용지표를 크게 공통지표와 개별 프로젝트 지표로 분류했다. 이러한 분류의 목적은 OECD/DAC 권고사항과 평가지표를 좀 더 분석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목적과 더불어 특정 국가의 원조 프로젝트 평가 시, 본 적용지표들을 사용하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본 장에서 정리한 OECD/DAC 원조모델 적용지표들을 사용하면 특정 공여국의 원조 프로젝트를 평가해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해당 공여국의 원조행위가 OECD/DAC 원조모델에 얼마나 가까운지 또는 그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OECD/DAC의 9개 이슈 중 원조의 효과성, 원조의 질, 크로스커팅 이슈로서 성 평등, 환경, 빈곤 친화적 성장, UN MDGs는 공통지표로서 공여국 및 공여기구의 개별 프로젝트가 다루고 있는 분야에 관계없이 모든 프로젝트에 적용되는 지표로 분류하였다.

이러한 공통지표 이외에 원조 집행과 관련한 개별 이슈에 대한 평가지표로 개별 프로젝트 평가지표가 있다. 빈곤 감소, 성 평등, 환경, 분쟁과 평화, 무역, 거버넌스의 이슈는 개별프로젝트의 평가지표를 통해 관련 분야별 프로젝트에서 다루어져야 하는 주요사항을 제시하였다. 즉, 공여국 및 공여기관이 계획하고 집행하는 모든 원조프로젝트에 공통지표를 적용해 보면 원조체계, 즉 원조의 효과성 및 원조의 질을 평가할 수 있으며 관련된 이슈에 따른 개별 프로젝트 평가지표를 사용하면 관련 이슈의 주요 사안을 평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IV. OECD/DAC 국가 분석

1. OECD/DAC 국가 전체 분석

우리는 각 회원국별로 OECD/DAC의 가장 최근 동료심사 자료를 검토ㆍ분석함으로써 각 회원국들이 어떠한 원조 목표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해당 목표의 달성을 위해 도입하고 있는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또한 원조 체계의 선진화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OECD/DAC 동료심사 자료 분석은 공여국이 선언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원조 정책이나 행위를 배제하기 때문에 보다 더 객관적으로 각 회원국들의 원조행위를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OECD/DAC의 주요 원조 이슈, 즉, 빈곤 감소, 성 평등, 환경, 분쟁과 평화, 거버넌스, 원조의 효과성 등에 대한 회원국의 적용 방안 분석에 초점을 맞추었다.

OECD/DAC 회원국 전체에 대한 동료심사 분석 결과 회원국들은 각 이슈의 달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 메커니즘 및 도구를 적용하고 있다. 많은 회원국들은 OECD/DAC의 권고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주류화, SWAps, 범정부적 접근법을 적용 메커니즘으로 도입하여 주요 원조 주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여러 정책 선언이나 보고서를 통해 빈곤 감소, 성 평등, 거버넌스, 분쟁과 평화 등의 이슈를 주요 원조 목표로 채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최근 동료심사를 살펴보면 OECD/DAC이 파리 선언에 기초한 원조 효과성을 강조하고 있고 이에 따라 여러 회원국들은 파리 선언의 적용을 위한 Action Plan을 개발했거나 개발 중에 있으며 국별 프로그램을 통해 파리 선언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2. OECD/DAC 권고사항 적용 모범 사례국 분석: 네덜란드, 아일랜드

우리는 2009년 5월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사례국 방문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방문 조사시 실행되었던 인터뷰 조사내용과 수집 자료를 바탕으로 두 사례국가들이 OECD/DAC 주요 이슈와 권고사항을 실행하기 위해 어떠한 도구와 메커니즘을 도입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였다. 네덜란드와 아일랜드의 원조 행위를 Project Cycle Management(PCM) 단계별로 분석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주류화

OECD/DAC은 빈곤, 환경, 성 평등 등의 주요 원조 이슈에 대하여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주류화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두 사례국가들은 이러한 크로스커팅 이슈의 달성을 위해 주류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실행하고 있다. 주류화 전략은 원조활동의 모든 단계, 다시 말해 원조 계획, 실행, 평가 전 단계에 걸쳐 도입된다.

OECD/DAC 권고를 지침으로 비교적 최근에 주류화 전략을 도입한 아일랜드의 경우, 2007년도에 2년 단위의 주류화 전략을 세우고 주류화 전략의 구체적 목표로 성 평등, 환경지속성, HIV/AIDS, 건전한 거버넌스 등 4가지의 주요 이슈 분야를 선정하였다. 아일랜드의 주류화 전략은 아일랜드 자국의 Irish Aid Director General과 주요 수원국의 개발협력 책임자(Head)들의 주도 하에 추진된다. 자국 내 Irish Aid Headquarter (HQ)에서는 전체 정책 일관성을 담당하는 정책계획부서(Policy Planning Unit)가 성 평등, 환경 지속성, HIV/AIDS, 건전한 거버넌스를 포함하는 4개 이슈의 주류화가 모든 Irish Aid의 활동에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관장한다. 또한 Irish Aid 모든 부서에서 1-2명의 팀원들이 파견되어 주류화 조언 그룹(mainstreaming reference group)을 구성하고, 이들은 주류화와 관련하여 정책계획부서에 조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이 그룹은 크로스커팅 이슈의 주류화에 대한 직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외부 컨설턴트와 전문가를 고용하여 직원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Irish Aid 직원들은 주류화에 대한 이해 향상뿐 아니라 주류화 전략을 원조 계획, 집행, 평가에 도입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한다.

(2) 원조 효과성

네덜란드와 아일랜드의 전체 원조모델을 뒷받침하고 있는 주요 원칙은 원조 효과성을 강조한 2005 파리 선언(Paris Declaration)과 2008 아크라 행동계획(Accra Agenda for Action)이다. 원조 활동에 있어서 수원국의 주인의식(Ownership), 수원국의 개발전략과 공여국의 원조 일치(Alignment), 공여국간 원조 조화(Harmonization), 성과지향적 관리(Results-Based Management), 상호 책임성 강화 Mutual Accountability)를 강조한 2005 원조 효과성에 대한 파리 선언과 파리 선언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예측성(Predictability), 조건부 제한 (Conditionality), 비구속화(Untying)원칙을 선언한 2008 아크라 행동계획은 모두 원조 효과성 제고를 위해 국제사회가 도입한 원칙들이며 OECD/DAC은 이러한 원칙들을 DAC 권고사항 및 평가지표의 주요 근간으로 도입하고 있다. 아일랜드와 네덜란드는 파리 선언과 아크라 행동계획을 적극적으로 모든 원조 활동 단계에 수용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네덜란드 외무부는 본부와 대사관에 파리 선언 실행을 촉진하기 위한 여러 지원프로그램과 실행도구를 마련하였다. 네덜란드는 우선 원조효과성 향상을 위해 원조조화본부(harmonization desk)와 Effectiveness and Quality Department (DEK)와 같은 특별 기구를 외무부 내에 설립하였다. 2002년 재정경제부 내에 조직된 원조조화 본부는 2003년 로마 선언과 2005년 파리 선언 내용을 네덜란드 원조에 도입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EU에서 원조조화 어젠다와 관련된 여러 국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또한 2005년 원조 효과성 촉진 및 권고 제공을 위해 Directorate-General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DGIS)에 조직된 DEK는 파리 선언을 네덜란드 개발협력에 도입, 실행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DEK는 리포팅과 모니터링 부서(DEK Reporting and Monitoring Division, RM), 정책 분석과 권고부서(DEK Policy Analysis and Advice Division, BA), 원조방식과 도구개발 부서(DEK Aid Modalities and Instrument Development Division, HI)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부서는 개발협력 활동과 관련한 정보 수집, 정리, 분석 및 네덜란드 외교정책에 통합된 개발협력 관련 정책 제언을 담당한다. 또한 크로스커팅 이슈와 cross-country 이슈에 관한 정책 실행 도구 개발 및 제공, 수원국 주재 대사관 지원 및 직원 교육 프로그램 집행, 트랙 레코드와 다년간(Multi-Annual) 전략계획 및 평가를 담당한다.

(3) 원조 목표와 정책

네덜란드와 아일랜드는 모두 빈곤 감소를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원조 목표로 천명하고 있으며 UN MDGs를 원조목표설정의 주요 논리와 근거로 도입하고 있다. 분명하고 실천적인 원조목표의 설정은 파리 선언과 아크라 행동계획에서 강조하는 원조 효과성 제고를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수원국 선정에 있어서 네덜란드와 아일랜드를 포함한 많은 공여국은 빈곤을 중심으로 거버넌스, 정치적 의지, 역량 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 빈곤 감소라는 원조목표의 달성을 위해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모두 가장 중요한 수원국 선정 기준으로 빈곤의 정도와 빈곤상태의 지속성을 고려한다. 사례국들은 주요 수원국 선정시, 심각한 빈곤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있는 국가를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수원국과 공여국간의 역사적 관계, 수원국의 거버넌스 상태 등을 기준으로 주요 수원국을 선정한다.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원조활동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모두 선진적인 원조활동이 국제적 무대에서 자국의 힘과 위치를 공고히 하는 수단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은 네덜란드의 3D 정책(Development, Diplomacy, and Defense), 즉 개발과 외교, 국방을 연계시켜 추진하는 정책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두 국가 모두 원조를 담당하는 조직 (네덜란드의 개발협력부와 아일랜드의 Irish Aid)를 외교부 내에 두는 이유 또한 원조가 외교 및 안보와 긴밀하게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정책적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경제위기로 원조의 양을 감축한 아일랜드의 경우에도 여전히 빈곤 감소가 원조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며 원조가 아일랜드 외교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정책방향에는 변함이 없다.

또 한 OECD/DAC이 강조하고 있는 정책 일관성 향상을 위해 네덜란드와 아일랜드는 일관적인 원조집행을 용이하게 해 주고 정부 부처 간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원조 조직 구조를 갖추고 있다.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모두 원조에 대한 부처 간 갈등이 미미하며, 외무부 내 원조담당부서와 다른 기관들의 관계도 매우 협력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조활동에 대한모든 권한은 네덜란드의 경우에는 개발협력부, 아일랜드는 Irish Aid가 갖고 있으며 두 조직
모두 외교부 내에 있다.

OECD/DAC의 권고에 따라 정책 일관성 향상과 부처 간 이견 조정을 위해 네덜란드는 정책일관성부서(Policy Coherence Unit: PCU), 아일랜드는 Inter-Departmental Committee on Development (IDCD)라는 조정기구를 두고 있다. 네덜란드의 정책일관성부서는 관련 이슈에 있어서 각기 다른 부서들의 다양한 입장을 조율하고 EU 회의에서 네덜란드가 주요 공여국으로서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PCU는 또한 네덜란드 외무부가 능동적이고 집중적으로 정책 조율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일랜드의 IDCD는 2007년에 만들어진 정부 관료로 구성된 위원회로서 해외개발부 장관이 의장을 맡고 있으며 Irish Aid와 외무부 내의 간부급 관료들로 구성되어있다. 또한 14개 정부 부서에서 1-2명의 간부급 관료들도 IDCD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IDCD는 수원국 개발과 관련한 모든 정부부처의 정책 일관성 향상을 위해 자문과 권고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4) 원조계획 수립

OECD/DAC은 원조계획 단계에서 수원국 역량강화, 수원국 자원 활용, 예산의 효과적 분배, 프로젝트 별 구체적 목표 수립, 분야별 원조계획 및 집행, 평가 시스템 구축 등을 권고한다.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모두 수원국 주재 대사관이 각 수원국에 대한 원조 계획, 집행, 평가에 걸친 전반적인 원조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간다. 두 사례국가를 비교해 보면 네덜란드가 아일랜드보다 원조활동에 관한 대사관의 자율성을 좀 더 보장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본국의 Irish Aid와 정부가 수원국 원조 프로그램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네덜란드는 수원국 주재 대사관이 자율성과 독립성을 갖고 수원국의 상황을 고려한 원조 계획과 집행을 담당한다.

원조 계획은 이전의 원조 프로그램 수행 평가 결과를 고려하여 수립된다. 각 수원국 주재 대사관에 있는 개발협력 전문가들은 개별 수원국의 상황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와 진단에 기반하여 국별 프로그램 (네덜란드는 4년, 아일랜드는 5년)을 기안한다. 각 수원국 주재 대사관에는 일반 영사업무를 담당하는 외교직 공무원 뿐 아니라 본국에서 파견된 개발협력전문가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이들 전문가들이 해당 수원국의 국별프로그램 기안을 주도한다. 아일랜드의 경우에는 수원국 현실 상황을 보다 적극적으로 국별프로그램에 반영하기 위하여 현지인 출신 개발협력전문가들을 아일랜드 대사관의 정식 직원으로 고용하고 있다.

(5) 원조 집행

수원 대상국에 대한 원조 계획이 수립되면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본국의 개발협력부와 Irish Aid를 통해 원조가 제공된다. 원조집행단계에서 두 국가모두 수원국 내 역량강화, 원조 조화, 수원국과 협의 등의 OECD/DAC 권고사항을 주요 지침으로 수용하고 있다. 두 사례국 모두 원조 집행은 각 수원국 내의 대사관들이 주도한다. 본국의 본부(네덜란드의 개발협력부와 아일랜드의 Irish Aid)는 주로 대사관이 필요로 하는 정치적·기술적 지원을 담당하며 각 본부에 국가프로그램(country program)을 담당하는 부서를 따로 두고 있다. 원조집행 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원국 주재 대사관은 본국의 국별 프로그램 담당 부서를 통해 본부와 신속한 소통이 가능하다. 비교적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는 Irish Aid의 경우 수원국 주재 대사관과 본부의 의사결정과정은 불과 1-2일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수원국 원조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수원국 주재 대사관의 개발협력 담당관은 본부의 국가프로그램 담당자를 통해 즉시 통보한다. 통보를 받은 해당 본부 국가프로그램 담당자는 개발협력부 장관(Head of Development Cooperation)을 포함, Irish Aid 본부 내의 모든 관련 담당부서들과의 논의를 거쳐 의사결정을 내린 후, 해당 대사관에 통보한다. Irish Aid 직원들 간의 긴밀한 네트워크와 조직의 유연성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네덜란드도 일관되고 효율적인 원조집행을 위해 본부에 국가팀(country team)을 설치하여 운용하고 있다. 국가팀은 재정경제부와 DEK를 포함한 부서 내 다양한 분야의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정기적으로 수원국의 대사관을 방문한다.

(6) 원조 평가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두 사례국은 OECD/DAC이 평가단계에서 권고하고 있는 수원국 주도와 단계별 평가 메커니즘, 그리고 적절성, 효과성, 효율성, 지속 가능성, 영향력을 반영한 평가 시스템을 원조평가의 주요 지향점으로 채택하여 실행하고 있다. 원조 활동에 대한 평가 결과는 즉시 대중에게 공개되며 향후 원조 정책과 계획에 반영된다.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평가 시스템 운영을 위해 두 사례국 모두 전문 컨설턴트를 평가 작업에 투입하고 있으며 수원국도 평가 과정에 참여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두 국가 모두 원칙적으로 분산평가시스템(disintegrated evaluation system)을 지향하고 있다. 분산평가시스템이란 중요한 원조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본국의 담당 부처에서 수행하지만 그 외의 비교적 규모가 작은 원조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해당 수원국 주재 대사관내 원조집행기관에서 평가를 수행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네덜란드의 경우 원조 평가는 개발협력 정책을 포함한 네덜란드 외교정책의 영향력과 실행능력 향상을 목표로 하며 정책 및 활동 평가 부서(Policy and Operations Evaluation Department, IOB)에서 ODA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외교부의 전반적인 활동에 대한 평가를 시행한다. 네덜란드는 투명한 평가를 위해 평가부서의 재정권과 인사권을 분리함으로써 IOB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원조활동에 대한 평가는 평가보고서(Evaluation Report)와 결과 반영 보고서(Reaction Report)로 작성되며 이 보고서들은 매년 국회 외교상임위원회(Standing Committee on Foreign Affairs)에서 효과성, 효율성, 지속성, 연관성을 기준으로 검토된다. 평가결과는 대중에 공개되며 공개에 앞서 ODA의 의미가 손상되거나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조정기구를 두어 순화작업을 거친다. 아일랜드의 경우 Irish Aid 내의 평가담당 부서가 평가 과정에 대한 관리를 주로 담당한다. 그러나 평가담당 부서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실제 원조 평가의 상당부분은 외부 전문가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V. OECD/DAC 권고사항 및 평가지표 적용을 위한 KOICA의 현황과 당면과제

본 장에서 우리는 한국의 ODA를 PCM 단계로 나누어 보고 각 단계별 한국의 ODA 현황을 분석해 보았다. 또한 OECD/DAC 권고사항과 평가지표를 기준으로 한국 원조가 나아가야할 방향과 정책 제언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히 한국 무상원조의 집행기관인 KOICA의 임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전체의 원조 틀 안에서 한국 원조의 선진화를 위한 KOICA의 역할과 Action Plan을 제시하고자 한다.

1. KOICA 직원 웹 서베이 결과

2009년 6월 30일-7월 6일까지 해외사무소 직원을 포함한 KOICA 190여명의 임직원 중 총 72명이 참여한 웹 서베이 결과는 다음과 같다.

KOICA 직원들은 대체로 한국의 OECD/DAC 가입을 앞두고 DAC 권고사항과 평가지표를 KOICA에 적용하려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관련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 등을 희망하고 있다. 또한 별도의 장소에서 집합교육을 실시하거나 인사고과에 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반영하는 등 조직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 의 개발에 대하여 직원들은 KOICA 내부 강사진에 의한 직무 연계가 높은 교육 및 해외 선진공여 기관의 방문 탐방 교육과 연수 등으로 구성하여 선진적인 원조사업수행을 위한 실무역량을 실질적으로 키울 수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임원진 심층면접 결과

KOICA 임원진에 대한 심층면접은 2009년 7월 7일 총 4회에 걸쳐 실시되었다. 면접은 연구대표가 각 1인의 임원에 대하여 약 1시간에 걸쳐서 진행하였으며, 사전에 질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피력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KOICA 임원진 대부분이 OECD/DAC 가입이 갖고 있는 의미와 가이드라인에 대한 인식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한국이 OECD/DAC에 가입하면서 새로운 원조 모델로서 한국이 국제개발협력 무대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피력된 반면, OECD/DAC 가입 후 한국원조체제에 DAC 권고사항과 평가지표를 적용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향후 실시될 OECD/DAC 동료심사 등에 대한 대응방안이나 그에 따른 KOICA의 개편 방안이 구체화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특히 현재 한국 ODA 시스템이 갖고 있는 제도적 취약점 개선을 위해 임원들은 외교부와 KOICA 간 역할 정립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OECD/DAC 이슈 가운데 우선순위에 대한 공통된 의견 또는 문제의식 또한 부족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KOICA임원진의 문제라기보다는 KOICA와 외교통상부, 더 나아가 한국 정부 전체 차원에서 ODA 정책에 대한 통일된 전략과 방향성에 대한 합의가 없음을 암시하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실무진을 비롯하여 KOICA 전 직원들은 선진 공여기관들과 소통할 수 있는 KOICA의 역량개발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KOICA 임원진들은 특히 KOICA 이외에 한국 내의 ODA 전문가 및 정부 관련자들의 전반적인 수준을 제고할 필요가 있으며, 외부전문가들이 적극적인 여론형성자로서 역할을 해 줄 것을 강조하였다.

3. 직원 집단좌담회 결과

실·부장급 중간관리자 집단에 대한 심층면접은 2009년 6월 30일 - 7월 1일 양일간, 직원 집단 좌담회는 6월 30일 - 7월 2일 (3일간) 진행되었다. 좌담회 참가자 그룹은 직급과 업무내용 (소속 부서)을 고려하여 구성되었으며, 2명에서 6명까지 그룹마다 다양한 참가인원으로 구성되었다.

좌담회 참가자 대부분이 OECD/DAC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슈들과 그에 따른 권고사항에 대하여 부서차원에서 뚜렷한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OECD/DAC 각 이슈에 관한 연구와 업무를 분리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KOICA의 개선사항으로 많은 KOICA 직원들이 DAC 권고사항에 대한 이해 부족을 지적했다. OECD/DAC 권고사항을 도입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있으나 DAC 권고사항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실제 업무에의 도입방법과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관련 지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현재의 한국 원조 시스템이 OECD/DAC 권고사항을 적용하는데 적합하지 않다는 응답이 압도적인 가운데 KOICA 전체의 조직편제 개편이 시급하다는 견해가 많았다. 특히 현재의 topdown 방식의 위계적 구조 하에서 직원들의 의견이나 중요 이슈가 자발적으로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오기는 매우 어려우며, 이에 따라 독립된 권한을 갖는 평가시스템과 OECD/DAC 권고사항 등을 전담해서 다루는 별도의 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KOICA 조직 내 독립 기구의 설치를 강조하는 의견이 다수 있었다.

KOICA 직원들은 OECD/DAC 권고사항 및 평가지표를 실제로 업무에 적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도 및 지침의 확립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임원진 이상의 의사결정권자의 역할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하여 정리할 수 있다. 우선, KOICA 직원들은 임원진들이 선진 공여기관의 원조 시스템에 대해 숙지하고 그 변화과정들을 파악함으로써 KOICA 개선 방향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해야한다고 응답했다. 두 번째로 직원들은 대외적으로 KOICA와 외교통상부 간의 역할분담 사항을 공론화하고 조정해주는 역할을 임원진에게 기대하고 있다. 셋째, 현재의 KOICA 교육 프로그램을 참여율과 교육의 효과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있었다. 현재 KOICA 교육 프로그램은 인센티브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낮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KOICA 직원들은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낮은 참여율의 이유로 중간관리자의 이해부족, 업무 우선, 시간적 제약, 필요성을 못 느낌 등을 꼽았다. 또한 좌담회에서 직원들은 KOICA내 교육의 활성화와 선진원조기관 실무자들의 강연이나 교육 등이 한국의 외부전문가 특강보다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했으며 이는 웹 서베이 결과와 매우 유사한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