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에티오피아 농업·농촌발전의 가장 근본적인 제약요인은 물 부족과 농민들의 역량부족 문제다. 관개면적이 전체 농경지 면적의 0.5% 수준에 그치고 있어 거의 전 지역이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만 의존해서 농사를 짓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농업뿐 아니라 국민경제가 기상변화에 대단히 민감하며, 가뭄이 계속될 경우 대규모 기근으로 이어지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 농업발전의 전제가 되는 선진 농업기술과 영농자재 등이 제대로 보급되지 못하여, 농업생산성이 대단히 낮고 농민들의 기본적인 역량도 그 만큼 낙후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티오피아는 농업중심의 국가발전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으며, 국제사회가 이를 적극 지원하면서 최근에는 높은 경제성장을 시현하고 있다. 이처럼 발전과정을 함께해 온 에티오피아 정부와 개발협력 파트너들은 ODA사업과 관련하여 몇 가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첫째, 에티오피아 정부는 강한 개발의지를 가지고 Top-down 방식으로 정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ODA사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는 해당사업을 정부정책에 편입시키거나 일치시켜 정부의 협조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ODA사업 종료 후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가능하면 운영기관이 확실한 사업을 선정하고, 해당기관을 ODA사업 시행주체로 지정하여 사업종료를 전후해서 관리주체의 변동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고려하면서 KOICA 협력 사업으로 적합한 분야를 모색하기 위하여, 우리 정부의 에티오피아 지원 CPS 내용, 에티오피아 정부의 요구내용, 우리의 비교우위 연구결과, 그리고 실제 우리나라의 에티오피아 농업·농촌지원 실적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KOICA 지원에 적합한 것으로 선정된 분야는 ① 농업연구와 농민교육, ② 농업용수개발, ③ 그리고 농촌지역종합개발사업이다.

이렇게 발굴된 분야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원조 일치, 에티오피아 정부의 책임감과 협조,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어야한다. 이를 위한 검토결과를 정리하면, 첫째 지역종합개발사업 형태로 되어 있는 CPS상의 농민교육기능을 개념상으로 분리해서, 에티오피아 정부의 우선순위가 높은 ‘농민역량 강화사업’의 일부로 편입하여 추진하고, 둘째 이를 제외한 나머지 CPS 사업은 핵심기능인 ‘소규모 관개시설사업’으로 외형을 보완하여, 정부의 농업생산 인프라 정책과 연계시켜 추진하는 것이다. 대상지역은 사업의 특성을 감안하면서 정부와 협의
하여 선정하되 각각 별개인 농민교육 사업과 농업용수 개발사업을 지역적으로 연계시켜 대상이 중복되도록 추진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부기관의 책임감과 협조 그리고 사업지속성을 확보하면서, CPS가 제시한 시범현장의 성공모델 창출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의 농민역량 강화 정책은 농촌지도사(DA)와 농민훈련센터(FTC), 그리고 농업기술교육대학(ATVET)으로 이어지는 교육시스템이 기본 축이며,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분권화된 형태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지역편차가 크고, 현장에서는 교육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는 현실적 요인들이 많아 외부지원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FTC기능을 활성화하여 농민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농민교육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단계적 전략을 제시한다. 즉 KOICA의 지원방안을 ① FTC운용 정상화 단계, ② FTC운용 활성화 단계, ③ FTC성공모델 확산단계, 그리고 ④ ATVET를 지원하는 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별 추진내용과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한다.

또 CPS대로 시범지역을 선정하여 통합 지원하는 형태의 종합개발사업이 갖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KOICA의 에티오피아 농업지원 경험과 재원이 제한적인 점을 감안하여, 우선 소규모 사업부터 시작하고 효과성을 검증하면서 연차적으로 확대하는 형태의 전략을 제시한다. 즉 제1단계로 “소규모 관개시설 사업”으로 외형을 갖추어 정부의 생산 인프라 사업에 편입하여 출범하고, 제2단계로 농민역량 강화사업과 관개시설사업이 형체를 갖추게 되면 같은 지역 내의 관개시설과 FTC를 상호 연계하여 운영한다. 제3단계로 두 사업이 연계되어 정상적으로 작동되면, 대상지역에 생활여건개선사업을 추가하여 “FTC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형태의 종합개발사업”으로 마무리하는 방안이다.

이상과 같이 단계적인 활동이 마무리되면,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농촌종합개발사업 모델이 탄생한다. 이 모델의 현장은 잘 정비된 관개시설, 지역특화작목을 중심으로 한 고소득 농가, FTC를 중심으로 활성화된 주민활동, 생활여건이 잘 갖추어진 마을로 요약될 수 있다. 한편, 정책적으로는 KOICA가 지원하는 두 개의 사업이 현지정부가 추진하는 ‘농민역량 강화사업’과 ‘소규모 관개시설사업’의 일부로 각각 편입되어 정부사업으로 추진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정부협조를 받으면서 ‘활성화된 FTC의 성공모델’과 ‘FTC를 중심으로 한 농촌 종합개발의 성공모델’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