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국제개발분야에서는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사업의 효과와 평가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연구는 그동안 국제개발분야에서는 다루지 않은 정부역량, 특히 정부경쟁력(government competitiveness) 모형을 개도국에 대한 국가분석 및 사업 설정 단계에서 어떻게 적용 및 분석하여 ODA 사업에 연결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해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정부경쟁력 모델은 기존에 활용되어온 선진국 중심의 경제기반 국가경쟁력(national competitiveness) 모델이 아닌, 시간과 공간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공통·차별 요소들을 분석하고 이를 국가 및 행정부의 발전단계별로 차별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분석모형에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지표와의 연계를 통해 고안한 새로운 지표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KOICA가 향후 중점협력국 및 중점지원 분야를 선정하는데 있어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SDGs 지표가 반영된 개발도상국 정부경쟁력 지표를 설정하여 베트남과 필리핀 사례를 분석하면서, 개도국 정부경쟁력 지표의 ODA 적용의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먼저 230개의 SDGs 지표를 대상으로 데이터 접근성(data accessibility), 국가포함범위(country coverage), 데이터 빈도수(data frequency) 등을 종합하여 데이터 이용가능(data availability)를 도출하고, 동 결과를 SDGs 지표와 기존 정부경쟁력 모형과의 내용성의 연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25개의 SDGs 도출, 정부경쟁력 모형과 SDGs지표와의 연계성 확대를 시도하였다. 동 과정을 거쳐 설정된 ‘개발도상국 정부경쟁력 지표’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2기 중점협력국 중 베트남과 필리핀 두 국가의 정부경쟁력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도국 정부경쟁력 지표의 ODA 적용 함의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동 연구에서는 개도국 정부경쟁력 지표 설정 및 필리핀, 베트남 두 국가에 대한 동 지표 분석 결과에 대한 문헌 분석과 함께 현지조사가 함께 이루어졌다. 현지조사에서는 개도국 정부 경쟁력 문헌 분석을 통해 도출된 각 국가의 취약분야를 중심으로 담당 정부관료 및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상기 연구방식으로 도출된 국가분석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필리핀의 경우, 분석대상 89개국 중에서 상대적으로 거버넌스와 농업식품 정책분야에서 높은 순위를, 보건복지와 교육 정책분야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하였다. 더 나아가 체제단계별로는상대적으로전환(throughput)과 결과(outcome)단계에서 높은 순위를, 투입(input)과 산출(output) 단계에서는 낮은 순위를 기록하였다. 정부역량의 가장 핵심인 전환 능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재정역량과 업무수행 능력 부문에서 많이 부족한 면을 보인다. 필리핀 공무원들은 전반적으로 이 결과에 동의하였으며, 필리핀 정부 차원에서도 실질적으로 교육과 보건복지에 대한 투자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떨어지는 농업 경쟁력에 대한 대처가 부족한 것을 비롯하여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가 적은 상황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정책을 운영하는 능력이 뒤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되어진다.

베트남의 경우, 필리핀과 달리 교육과 경제 정책부야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인 반면 거버넌스와 환경 정책분야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제단계별 순위에서는 상대적으로 투입과 결과 단계에서 높은 순위를, 전환과 산출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하게 되었다. 전환 단계에서의 세부지표별 순위를 보면 재정역량은 비교적 뛰어나지만 공무원들의 의지 및 태도 부분이 많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필리핀과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현지 인터뷰 결과, 베트남 공무원들의 경우 부패에 대한 민감도 및 인적 역량 강화에 대한 내부적 필요성 정도가 비교적 낮음을 알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해 베트남 공공부문 전반에 대한 페쇄성이 유추되었다.

공여국의 관점에서는 위와 같은 국가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취약분야 중에서 개선이 가능한 분야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자원을 투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KOICA의 필리핀 원조는 농업과 보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는 동 연구의 정책분야별 분석에서 나타난 취약부분과 맥을 같이 하며 향후 농업 및 보건 분야에 대한 ODA 사업은 꾸준히 유지 및 강화되어야한다. 다만, 현지 인터뷰 결과, 중앙정부 공무원과 지방정부단위(Local Government Unit, LGU) 공무원 사이의 간극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나, LGU 공무원에 대한 교육에 보다 초점을 맞춰 중앙정부 공무원과 LGU 공무원에게 상이한 연수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필리핀의 전환능력에서 가장 취약한 재정역량을 제고하기 위해서 필리핀 정부의 세수입 증대 및 관리, 조달 등 정부수입의 운용에 대한 공여국의 기술지원(technical assistance)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된다

베트남 내에서는 경제 및 사회정책 등 다양한 정책이 존재하지만 필리핀과는 반대로 재정 역량은 비교적 뛰어나나 공무원들의 의지 및 태도를 비롯하여 다른 역량이 부족하여 정책의 효과가 떨어지는 실정으로, 공무원의 역량강화 사업에 대한 지원이 중요한 상황이다. 특히, ODA 사업투자 심사 담당자들은 사업의 설계 과정에서부터 참가자 연수 및 교육, 운영, 모니터링, 사후관리 전반에 대한 역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편이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ODA 사업 운영 전반에 대한 역량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정부역량을 실질적으로 분석하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실질적으로 베트남과 필리핀의 사례만 살펴보아도 두 국가는 상반된 문제에 직면하고 있어 단순히 다른 종류의 ODA 사업을 진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협력국에서 필요한 사업을 보다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각 국가마다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더 나아가 본질적으로 해당 정부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요소를 개선하고 발전시켜야 하는가를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함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