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본 연구는 SDG16의 세 가지 핵심의제 중 하나인 평화를 최근 UN에서 주창하고 있는 '평화구축과 평화의 지속화'라는 포괄적 개념으로 확장하여 한국적 맥락에서의 평화에 대한 논의를 검토했다. 더불어 주요 다자기구의 평화구축전략의 고찰과 주요사업들의 분석을 통해 향후 KOICA 평화 ODA의 정책과 전략,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제시하였다.

먼저 50년대 국제평화와 안보기제의 대표적 수혜국으로서 한국의 국가형성과 전후 평화구축 과정을 조명하였다. 경제재건 및 활성화분야의 성과와 함께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 확립과 UN에 의한 선거제 개편과 이를 통한 제헌의회구성과 헌법제정, 사법부의 독립, 교육과 보건 등 공공행정 서비스의 점진적 개선 등의 성과가 있었다. 반면, 고정적 이념체제의 틀 하에서 포용성이 적용되지 못했던 정치적 민주화와 거버넌스, 인권보호와 평등성, 접근성 등 실체적 법치가 정착되지 못한 점, 배타적이고 억압적 성향을 내포했던 치안안정화 분야에서의 문제점을 제기하였다.

또한 2018년 2월 평창올림픽을 통해 전개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연계하여 KOICA가 단독으로 주최하거나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지난 2년간 개최한 일련의 평화 컨퍼런스와 포럼에서 논의된 핵심의제와 각종 선언문 등 산출물들의 분석을 통해 평화와 개발의 접점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숙고와 결합성의 담론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분쟁과 갈등의 종합적 인식과 포괄적인 평화구축의 논의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통해 평화의 구조적·문화적 성격을 정의하고 갈등해결을 위한 평화구축이 내포하는 중요성을 강조하며 무엇보다 갈등의 맥락을 변화시키는 참여, 다양성, 상호의존성을 토대로 평화를 구축하는 역량의 개발이라는 평화논의의 과제와 지향점을 제시하였다.

둘째, 국제적으로 취약성을 갖는 지역과 국가의 현장에서 평화구축 임무를 이행하는 데 중심축 역할을 하는 UN과 세계은행그룹의 전략과 이행현황을 각각 살펴보았다. 양 기관은 그동안 기능적·명시적 수준의 개발과 평화의 접점(interface)수준에서 최근 유기적인 결합(nexus)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양자의 파트너십을 강화하였다. 특히 분쟁 후 평화구축에서 예방적 성격의 평화의 지속화 개념으로 확대시켰고, UN은 회원국 간 이해관계의 충돌가능성으로 그동안 소외되었던 테러리즘과 군축의제까지 평화의 지속화 패러다임 체계에 포함시키는 변혁을 시도하였다.

셋째, KOICA의 평화ODA 이행을 위한 실천방안을 위한 전략으로써 평화구축의 사업분야별 주도면밀한 개입으로 적극적 평화를 구현하는 것이다. 우선 개입의 형태로서 평화구축 지원역량 개발을 통해 글로벌-지역-준지역-국가-지역사회에서 분쟁과 갈등상황에 대한 포용적 분석을 하고 다양한 층위에서 평화구축의제를 형성하여 평화구축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도록 한다. 개입해야 할 평화구축의 프로그램 분야는 정치적 민주화와 거버넌스, 법치와 사법정의, 경제재건 및 안정화, 시민안전과 안보, 공공서비스 그리고 이러한 분야를 아우르는 범분야로 분쟁 예방 및 전환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다양한 개입을 사업분야에 적용함으로써 평화구축의 경로를 형성하고 폭력과 갈등을 전환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이해관계자 파트너십을 형성하며 다양한 행위자와 제도, 정치-사회-경제적 구조를 변화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적극적 평화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토대로 프로그램 구성의 원칙은 첫째, 참여, 다양성, 상호의존성, 예방을 핵심규범으로 하여 다자 간 소통과 포용적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전술한 분야의 다부문 협력과 중장기적인 평화구축 프레임을 구축한다. 또한 분쟁과 갈등의 온상이 되는 불평등과 배제, 집단적 고충의 영역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상황이 폭력화하기 전, 초기 단계에서 시민역량을 형성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행을 위한 추진단계로는 평화ODA의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부처와 수행기관 간 정책협의를 갖는다. 이 과정에서 평화와 개발분야를 포괄하는 이론적·실천적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화구축 워킹그룹(PBWG)을 신설하여 KOICA와의 협의를 통해 상위전략과 정책의 틀 하에서 목표와 사업을 구체화한다. 이때 PBWG은 조사와 대상국, 지역과 우선순위 선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한다. 사업기획 단계부터 다자기구를 포함한 국내 기관 및 단체 간 파트너십을 형성하여 분야별 가이드라인을 통해 사업을 계획하고 다자성 양자사업을 협의 후 약정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이 단계에서도 PBWG이 모니터링과 평가에 참여하도록 한다.

한편, KOICA의 다자성 양자사업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첫째 평화구축의 분야별 다자성 양자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전반적인 예산도 크지 않지만, 특히 '법치와 사법정의 분야'와 '시민안전과 안보분야'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다. UN과 세계은행그룹의 평화구축사업에도 동 분야가 중요하게 부각되는 만큼 분야별 사업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다자성 양자사업의 수행뿐만 아니라 기획과 평가의 전 프로세스에 국내 인력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PBWG의 신설을 통해 전문가 풀을 구성하여 적재적소에 컨설턴트나 UNV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의 증진이 요구된다. 셋째, KOICA가 평화구축역량을 구축하고 PBWG가 활성화되며 숙련된 민-관-군이 참여하는 파트너십이 형성된다면 단계적으로 다자성 양자사업을 대상국의 정황적 분석과 사업 분야를 고려하여 양자사업으로의 전환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폭력성과 갈등상황이 상존하고 있는 지역이라 할지라도 국제기구 수준의 인력 보호와 안전 기제를 갖춘다면 양자형태의 사업수행도 가능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지정학적 갈등상황 하에 있는 이해당사국의 무상원조기관으로서 KOICA가 평화역량의 구축과 다층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국제적 평화 의제를 책무성을 갖고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이행함으로써 그 성과가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환류되는 토대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