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본 연구는 2009년 이후 ODA 추진체계 변화 국가와 일본, 독일 등 한국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 공여국 ODA 추진체계를 둘러싼 환경을 분석하고, 심층 분석국 ODA 추진체계 변화에 따른 배분 패턴과 효과성 측면에서의 분석을 실시하며, 한국 ODA 추진체계에 주는 시사점 도출 및 향후 KOICA의 파트너십 전략을 도출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1) 일차적으로 정부조직 개편 및 국제개발협력 추진체계 수립과 변화에 관한 이론적 접근을 통해 분석의 틀을 제시하고 2) 심층 조사 대상국에 대한 문헌조사와 통계자료 분석을 통해 거버넌스 변화 또는 유지와 ODA 효과성 및 배분방식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지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3) 국내 ODA 추진체계 및 전략 관련 전문가집단을 대상으로 한 델파이조사(delphi survey)를 실시하였다.
동 연구는 4개월의 연구기간 동안 문헌조사, 통계자료 분석, 델파이 조사를 통하여 2009년 이후 ODA 추진체계가 변화한 국가들과 한국과 유사한 정책부처-독립 시행기관 형태를 유지 강화하고 있는 주요 공여국들의 국내외 환경적 특성과 각각의 추진체계의 효과성을 검토하여 한국의 추진체계 변화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고, 그 가운데 KOICA의 역할과 핵심기능 제고를 위한 전략적 방안을 제안하였다.
Ⅱ. 공여국 ODA추진체계 변화
1. ODA 추진체계 분석의 이론적 프레임워크
추진체계 개편은 크게 국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목적, 그리고 조직 개편을 통해 조직의 성과나 특정 기능의 효과를 높이는 것, 그리고 정치적 또는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먼저 환경 변화의 관점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문화, 그리고 최근 들어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술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주요 목적이 된다. 기술환경의 변화에서는 최근의 디지털혁신, 또는 디지털혁명으로 대표되는 기술환경의 변화와 데이터의 활용이 추진체계의 설계와 운영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전 세계적인 팬데믹과 같이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위기 요소들도 추진체계 변화의 동인이 된다.
다음으로 국가별 또는 조직별로 성과나 효과, 정당성에 대한 목적이 서로 상이할 수 있다. 조직효과성에 대한 관점은 전통적으로 투입과 산출 관점에서 목표 달성, 또는 만족도 측면에 중점 두고, 구조가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의 접근 방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ODA 분야에서 원조효과성의 관점에서 적용할 수 있다. 반면 정당성 관점은 정치적인 측면에서 추진체계 개편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새 정부가 들어설 때 주로 정부조직 개편이 일어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유사한 제도의 도입, 즉 제도적 동형화 현상이 정당성 확보에서 추진되기도 한다.
추진체계 설계 또는 개편 시 개편의 목적과 함께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각 국별로 가지고 있는 제도적 환경, 그리고 설계와 개편 과정에 참여하는 핵심 행위자 또는 이해관계자와 이들이 내놓는 아이디어이다. 역사적으로 각 국이 처한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배경, 즉 제도적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다루어지는 핵심적인 요소와 제도 도입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핵심 행위자들도 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행위자들은 제도 변화를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선택의 주체가 되고 이들이 제시하는 아이디어들이 결합하는 과정에서 추진체계의 틀이 형성된다.
각 조직은 추진체계 개편의 목적과 국별 제도적 환경에 맞추어 개편의 방식을 선택하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수평적 분화와 수직적 통합의 방식이 있다. 이는 구조적·기능적 또는 권한의 배분 방식을 의미할 수 있으며, 각기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 동안 ODA 분야의 추진체계 관련 연구들은 현재의 분절적 유·무상원조 체계에 대한 문제인식을 기반으로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치원에서 이루어졌다. 다만 ODA 분야의 경우 앞에서 정리한 국내·외적 요인들과 함께 추진체계 설계 시 협력대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앞에서 정리한 세 가지 추진체계 분석과 관련한 이론적 논의 및 선행 연구들에 기초하여 추진체계 개편을 조직 내·외부 환경 변화, 국별 제도적 환경, 추진체계 방식을 고려한 분석의 틀을 통해 한국과 주요국의 추진체계와 변화 과정을 살펴보고 한국 ODA 추진체계변화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2. OECD DAC 공여국의 ODA 추진체계 변화 추이: 2009
2009년 이후에 OECD DAC 공여국의 ODA 추진체계 변화 추이를 바탕으로 흐름을 살펴보고 심층분석을 진행 할 주요 국가들을 선정하였다.
2021년 현재 개발협력과 외교 정책을 외교부로 통합하는 방식(모델1과 모델2에 해당하는 국가는 총 16개국)이 OECD 국가들의 지배적인 구조적 배열이다. 기관의 통합은 개발협력 관련 기관과 다른 정부 부처 간의 거버넌스 관계를 구조적으로 바꾸기 위한 정부의 의도적인 행위이며, 관료적 효율성 개선, 개발의 효과성 강화 및 개발에 대한 정부 전체의 노력 측면에서 정당화되어 왔다(Troilo, 2015). 반대 즉 분리의 경우나 합병해제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이탈리아 제외).
개발협력 분야 정부 구조 개혁의 주요 시발점은 정부가 가시적으로 개발협력 정책 방향에 대한 통제와 구조개혁을 통한 가시적 산물을 도출하기 위한 정치의 일부와 결과이다(Barder 2005). 예를 들어, 영국의 외무성(FCO)으로부터 개발 기능을 분리했던 구조개혁과 국제개발부(DFID)의 탄생은 주로 1997년 노동당 정부가 경제적 이익으로부터 개발 정책의 독립성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평가된다.
영국과 2014년 호주처럼 개발 관료제도의 구조개혁이 새로운 정부가 집권한 결과인 경우도 있다. 반면 캐나다는 기존 정부가 임기 중반에 통합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개발협력 분야의 정부조직은 기관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자산이 부족하여 구조조정 논리에 취약하다는 의견도 있다.
Ⅲ. 주요 공여국 심층 분석
1. 추진체계 통합 사례국
1) 호주
호주의 개발협력 추진체계의 변화와 세부적인 목표의 변화는 ODA 공여패턴을 통해 실증적으로 호주 정부가 설정했던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증가를 위해 전략적으로 최빈개도국 지원을 줄이고, 고중소득국 지원을 강화했다는 점과, 호주 외교 안보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주고 난민을 예방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개발협력 정책을 실행하고 있어 실제 ODA공여 패턴도 이러한 목표에 맞게 움직이며 그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OECD DAC 보고서에 따르면 외교통상부 통합형 추진체계로 통합 후에 호주 원조의 정책일관성이 제고된 것으로 평가된다(OECD DAC 2018).
2) 캐나다
캐나다의 국제개발협력 추진체계는 2013년 통합 전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조직 내부적 문제와 원조 프로그램 전반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감행되었다. 2018년 OECD 보고서는 캐나다의 추진체계 개편이 개발 협력과 외교, 무역이 연계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한 반면에(OECD 2018), 시민단체들은 기존의 CIDA와 달리 최빈국에 대한 윤리적 목적의 원조보다 국익을 위한 경제적 이익이나 안보를 우선하여 개발협력 고유의 목적을 추구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다(임원혁·이규찬 2020). 즉 캐나다의 추진체계 변화에 따른 목표 달성여부는 아직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3) 영국
2020년 9월에 영국 정부는 외교정책과 국제 개발 원조의 통합을 통한 효율화 방안의 일환으로 국제개발협력 전담부처인 국제개발부(DFID)를 외무부(FCO)와 합병하여 외무개발부(FCDO)를 출범시켰다. 최근까지 영국은 국제개발협력의 이상적인 모델로서 국제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았지만, 이러한 변화에 대한 국내외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 국제개발부(DFID)는 영국의 원조와 개발을 담당하고 국제기구와의 파트너십 구성 및 현장 집행을 NGO에 위탁함으로써 업무 수행의 효율화 등 제도적 발전을 통하여 국제사회로부터 이상적인 국제개발원조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평가받았으나, 최근 FCO와의 합병은 향후 영국 원조 및 개발정책의 큰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임원혁 2020).
2. 한국과 유사한 추진체계 유지 사례국
1) 일본
일본의 국제개발협력 추진체계 개편사례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국제개발협력의 목표에서 자국의 안보·번영·가치 추구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국제개발협력 사업 분야와 수단이 다양할수록 분야 전문성을 갖춘 집행기관이 필요하고 기획·조정 기제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국제개발협력 추진체계 개편에 있어 내부 요인보다는 외부 요인이 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국제개발협력 추진체계 개편을 통해 핵심역량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원론적인 수준을 넘는 구체적인 해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2) 독일
독일은 변화하는 국제정세와 유동적인 정치 상황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국내외 요구와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ODA 정책 방향을 결정해왔다(김면회 외 2011). 독일의 ODA 추진체계는 정책 입안과 집행이 분리된 체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ODA 정책 입안은 경제협력개발부(BMZ)가 전담하며, 집행은 기술협력을 맡는 GIZ와 금융협력을 맡는 KfW 개발은행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독일의 경우, ODA 집행기관들의 통합을 통해 국제개발협력의 효율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어느 정도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다(OECD 2015).
Ⅳ. 한국 ODA 추진체계 개선방향에 대한 전문가 델파이 조사
1. 연구 방법
주요 ODA공여국들의 사례분석을 바탕으로 한국의 ODA 추진체계 및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서 ODA 추진체계 및 전략수립에 직·간접적 참여경험이 있는 15인의 정부기관, 국제기구, 시민사회, 학계 등의 전문가관련 전문가집단을 대상으로 4주의 기간(2021.10.18.~11.16) 동안 3차에 걸친 델파이조사(delphi survey)를 실시하였다.
2. 델파이 조사결과
1) 대외 환경과 거버넌스 변화의 영향에 대한 인식
국내 전문가들은 국제개발협력 확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미-중 패권경쟁,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 기후변화, SDGs 이행 등에 긍정하기 보다는 COVID-19, 글로벌 경기침체, 비접촉사회로의 전환이 국제개발협력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부정적인 의견 일치에도 불구하고 향후 공여국들은 예산을 증액할 것이고, 이러한 가운데 경제적·외교안보 이해추구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또한 공여국들은 기후변화나 SDGs 등 글로벌 이행을 강조하는 추세로 변화할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응답을 하면서 다자협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균(3.2)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다자주의 틀 안에서보다는 공여국 이해중심으로 예산을 증대할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호주 및 캐나다의 사례로 본 통합형 거버넌스의 효과로 정책일관성의 확보에는 긍정적이었으며, 인력과 시스템의 전문성 강화에는 부정적이었다. 이는 앞서 호주의 통합 이후 효과성분석 결과와도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이탈리아의 사례로 본 비통합형 거버넌스의 효과로는 인력 및 시스템의 전문성 강화와 시민사회·이해관계자와의 소통에 대체로 긍정적일 것으로 보았다. 거버넌스 변화의 효과를 묻는 질문 중 흥미로운 결과는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통합형 및 비통합형 모두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수렴도와 합의도 면에서도 기준치를 크게 벗어나 전문가의 의견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거버넌스와 KOICA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확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COVID-19, 글로벌 경기침체, 비접촉사회로의 전환이 국제개발협력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SDGs 이행이 긍정적인(평균: 3.8)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응답했고 나머지에는 합의된 의견을 갖지 못했다.
향후 한국의 ODA 예산은 증대될 것이나, 다른 공여국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외교안보 이해추구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한국의 ODA 거버넌스는 단기적으로는 국조실의 기능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독립된 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고는 보았으나, 현실적인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동시에 국내외 국제개발협력 환경 변화 속에서 KOICA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질문에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대체로 KOICA의 위상은 지속적으로 높아져왔으며, 향후 국제개발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예산 총액이 증가할수록 그 역할이 강조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 했다.
Ⅴ.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를 통해 국제개발협력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공여국들이 자국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개발협력 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 국가의 국제개발협력 거버넌스 체계의 변화는 국제적인 추세를 반영하기 보다는 국내 정치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최근 외교부에 통합된 영국의 DFID, 사업수행기관과 외교부의 통합사례인 호주와 캐나다, 외교부와 사업수행기관을 분리한 이탈리아, 분리형 체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일본과 독일 모두 개별국가의 내부 사정과 정치 문화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변화되는 환경 속에서 대표 무상원조 사업시행기관으로서 KOICA는 어떤 기능을 핵심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본 연구는 델파이 전문가 조사결과에 의거하여 크게 고도화된 사업 기획, 전문성에 기반한 성과관리, 다양한 개발협력 주체들과의 협업 및 대국민 활동의 기능을 중심으로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사업 수행기관으로서의 KOICA 역할 제고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예산과 인력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2009년 이후 ODA 추진체계 변화 국가와 일본, 독일 등 한국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 공여국 ODA 추진체계를 둘러싼 환경을 분석하고, 심층 분석국 ODA 추진체계 변화에 따른 배분 패턴과 효과성 측면에서의 분석을 실시하며, 한국 ODA 추진체계에 주는 시사점 도출 및 향후 KOICA의 파트너십 전략을 도출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1) 일차적으로 정부조직 개편 및 국제개발협력 추진체계 수립과 변화에 관한 이론적 접근을 통해 분석의 틀을 제시하고 2) 심층 조사 대상국에 대한 문헌조사와 통계자료 분석을 통해 거버넌스 변화 또는 유지와 ODA 효과성 및 배분방식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지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3) 국내 ODA 추진체계 및 전략 관련 전문가집단을 대상으로 한 델파이조사(delphi survey)를 실시하였다.
동 연구는 4개월의 연구기간 동안 문헌조사, 통계자료 분석, 델파이 조사를 통하여 2009년 이후 ODA 추진체계가 변화한 국가들과 한국과 유사한 정책부처-독립 시행기관 형태를 유지 강화하고 있는 주요 공여국들의 국내외 환경적 특성과 각각의 추진체계의 효과성을 검토하여 한국의 추진체계 변화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고, 그 가운데 KOICA의 역할과 핵심기능 제고를 위한 전략적 방안을 제안하였다.
Ⅱ. 공여국 ODA추진체계 변화
1. ODA 추진체계 분석의 이론적 프레임워크
추진체계 개편은 크게 국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목적, 그리고 조직 개편을 통해 조직의 성과나 특정 기능의 효과를 높이는 것, 그리고 정치적 또는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먼저 환경 변화의 관점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문화, 그리고 최근 들어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술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주요 목적이 된다. 기술환경의 변화에서는 최근의 디지털혁신, 또는 디지털혁명으로 대표되는 기술환경의 변화와 데이터의 활용이 추진체계의 설계와 운영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전 세계적인 팬데믹과 같이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위기 요소들도 추진체계 변화의 동인이 된다.
다음으로 국가별 또는 조직별로 성과나 효과, 정당성에 대한 목적이 서로 상이할 수 있다. 조직효과성에 대한 관점은 전통적으로 투입과 산출 관점에서 목표 달성, 또는 만족도 측면에 중점 두고, 구조가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의 접근 방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ODA 분야에서 원조효과성의 관점에서 적용할 수 있다. 반면 정당성 관점은 정치적인 측면에서 추진체계 개편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새 정부가 들어설 때 주로 정부조직 개편이 일어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유사한 제도의 도입, 즉 제도적 동형화 현상이 정당성 확보에서 추진되기도 한다.
추진체계 설계 또는 개편 시 개편의 목적과 함께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각 국별로 가지고 있는 제도적 환경, 그리고 설계와 개편 과정에 참여하는 핵심 행위자 또는 이해관계자와 이들이 내놓는 아이디어이다. 역사적으로 각 국이 처한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배경, 즉 제도적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다루어지는 핵심적인 요소와 제도 도입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핵심 행위자들도 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행위자들은 제도 변화를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선택의 주체가 되고 이들이 제시하는 아이디어들이 결합하는 과정에서 추진체계의 틀이 형성된다.
각 조직은 추진체계 개편의 목적과 국별 제도적 환경에 맞추어 개편의 방식을 선택하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수평적 분화와 수직적 통합의 방식이 있다. 이는 구조적·기능적 또는 권한의 배분 방식을 의미할 수 있으며, 각기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 동안 ODA 분야의 추진체계 관련 연구들은 현재의 분절적 유·무상원조 체계에 대한 문제인식을 기반으로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치원에서 이루어졌다. 다만 ODA 분야의 경우 앞에서 정리한 국내·외적 요인들과 함께 추진체계 설계 시 협력대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앞에서 정리한 세 가지 추진체계 분석과 관련한 이론적 논의 및 선행 연구들에 기초하여 추진체계 개편을 조직 내·외부 환경 변화, 국별 제도적 환경, 추진체계 방식을 고려한 분석의 틀을 통해 한국과 주요국의 추진체계와 변화 과정을 살펴보고 한국 ODA 추진체계변화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2. OECD DAC 공여국의 ODA 추진체계 변화 추이: 2009
2009년 이후에 OECD DAC 공여국의 ODA 추진체계 변화 추이를 바탕으로 흐름을 살펴보고 심층분석을 진행 할 주요 국가들을 선정하였다.
2021년 현재 개발협력과 외교 정책을 외교부로 통합하는 방식(모델1과 모델2에 해당하는 국가는 총 16개국)이 OECD 국가들의 지배적인 구조적 배열이다. 기관의 통합은 개발협력 관련 기관과 다른 정부 부처 간의 거버넌스 관계를 구조적으로 바꾸기 위한 정부의 의도적인 행위이며, 관료적 효율성 개선, 개발의 효과성 강화 및 개발에 대한 정부 전체의 노력 측면에서 정당화되어 왔다(Troilo, 2015). 반대 즉 분리의 경우나 합병해제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이탈리아 제외).
개발협력 분야 정부 구조 개혁의 주요 시발점은 정부가 가시적으로 개발협력 정책 방향에 대한 통제와 구조개혁을 통한 가시적 산물을 도출하기 위한 정치의 일부와 결과이다(Barder 2005). 예를 들어, 영국의 외무성(FCO)으로부터 개발 기능을 분리했던 구조개혁과 국제개발부(DFID)의 탄생은 주로 1997년 노동당 정부가 경제적 이익으로부터 개발 정책의 독립성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평가된다.
영국과 2014년 호주처럼 개발 관료제도의 구조개혁이 새로운 정부가 집권한 결과인 경우도 있다. 반면 캐나다는 기존 정부가 임기 중반에 통합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개발협력 분야의 정부조직은 기관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자산이 부족하여 구조조정 논리에 취약하다는 의견도 있다.
Ⅲ. 주요 공여국 심층 분석
1. 추진체계 통합 사례국
1) 호주
호주의 개발협력 추진체계의 변화와 세부적인 목표의 변화는 ODA 공여패턴을 통해 실증적으로 호주 정부가 설정했던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증가를 위해 전략적으로 최빈개도국 지원을 줄이고, 고중소득국 지원을 강화했다는 점과, 호주 외교 안보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주고 난민을 예방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개발협력 정책을 실행하고 있어 실제 ODA공여 패턴도 이러한 목표에 맞게 움직이며 그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OECD DAC 보고서에 따르면 외교통상부 통합형 추진체계로 통합 후에 호주 원조의 정책일관성이 제고된 것으로 평가된다(OECD DAC 2018).
2) 캐나다
캐나다의 국제개발협력 추진체계는 2013년 통합 전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조직 내부적 문제와 원조 프로그램 전반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감행되었다. 2018년 OECD 보고서는 캐나다의 추진체계 개편이 개발 협력과 외교, 무역이 연계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한 반면에(OECD 2018), 시민단체들은 기존의 CIDA와 달리 최빈국에 대한 윤리적 목적의 원조보다 국익을 위한 경제적 이익이나 안보를 우선하여 개발협력 고유의 목적을 추구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다(임원혁·이규찬 2020). 즉 캐나다의 추진체계 변화에 따른 목표 달성여부는 아직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3) 영국
2020년 9월에 영국 정부는 외교정책과 국제 개발 원조의 통합을 통한 효율화 방안의 일환으로 국제개발협력 전담부처인 국제개발부(DFID)를 외무부(FCO)와 합병하여 외무개발부(FCDO)를 출범시켰다. 최근까지 영국은 국제개발협력의 이상적인 모델로서 국제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았지만, 이러한 변화에 대한 국내외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 국제개발부(DFID)는 영국의 원조와 개발을 담당하고 국제기구와의 파트너십 구성 및 현장 집행을 NGO에 위탁함으로써 업무 수행의 효율화 등 제도적 발전을 통하여 국제사회로부터 이상적인 국제개발원조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평가받았으나, 최근 FCO와의 합병은 향후 영국 원조 및 개발정책의 큰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임원혁 2020).
2. 한국과 유사한 추진체계 유지 사례국
1) 일본
일본의 국제개발협력 추진체계 개편사례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국제개발협력의 목표에서 자국의 안보·번영·가치 추구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국제개발협력 사업 분야와 수단이 다양할수록 분야 전문성을 갖춘 집행기관이 필요하고 기획·조정 기제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국제개발협력 추진체계 개편에 있어 내부 요인보다는 외부 요인이 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국제개발협력 추진체계 개편을 통해 핵심역량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원론적인 수준을 넘는 구체적인 해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2) 독일
독일은 변화하는 국제정세와 유동적인 정치 상황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국내외 요구와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ODA 정책 방향을 결정해왔다(김면회 외 2011). 독일의 ODA 추진체계는 정책 입안과 집행이 분리된 체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ODA 정책 입안은 경제협력개발부(BMZ)가 전담하며, 집행은 기술협력을 맡는 GIZ와 금융협력을 맡는 KfW 개발은행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독일의 경우, ODA 집행기관들의 통합을 통해 국제개발협력의 효율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어느 정도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다(OECD 2015).
Ⅳ. 한국 ODA 추진체계 개선방향에 대한 전문가 델파이 조사
1. 연구 방법
주요 ODA공여국들의 사례분석을 바탕으로 한국의 ODA 추진체계 및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서 ODA 추진체계 및 전략수립에 직·간접적 참여경험이 있는 15인의 정부기관, 국제기구, 시민사회, 학계 등의 전문가관련 전문가집단을 대상으로 4주의 기간(2021.10.18.~11.16) 동안 3차에 걸친 델파이조사(delphi survey)를 실시하였다.
2. 델파이 조사결과
1) 대외 환경과 거버넌스 변화의 영향에 대한 인식
국내 전문가들은 국제개발협력 확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미-중 패권경쟁,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 기후변화, SDGs 이행 등에 긍정하기 보다는 COVID-19, 글로벌 경기침체, 비접촉사회로의 전환이 국제개발협력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부정적인 의견 일치에도 불구하고 향후 공여국들은 예산을 증액할 것이고, 이러한 가운데 경제적·외교안보 이해추구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또한 공여국들은 기후변화나 SDGs 등 글로벌 이행을 강조하는 추세로 변화할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응답을 하면서 다자협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균(3.2)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다자주의 틀 안에서보다는 공여국 이해중심으로 예산을 증대할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호주 및 캐나다의 사례로 본 통합형 거버넌스의 효과로 정책일관성의 확보에는 긍정적이었으며, 인력과 시스템의 전문성 강화에는 부정적이었다. 이는 앞서 호주의 통합 이후 효과성분석 결과와도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이탈리아의 사례로 본 비통합형 거버넌스의 효과로는 인력 및 시스템의 전문성 강화와 시민사회·이해관계자와의 소통에 대체로 긍정적일 것으로 보았다. 거버넌스 변화의 효과를 묻는 질문 중 흥미로운 결과는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통합형 및 비통합형 모두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수렴도와 합의도 면에서도 기준치를 크게 벗어나 전문가의 의견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거버넌스와 KOICA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확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COVID-19, 글로벌 경기침체, 비접촉사회로의 전환이 국제개발협력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SDGs 이행이 긍정적인(평균: 3.8)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응답했고 나머지에는 합의된 의견을 갖지 못했다.
향후 한국의 ODA 예산은 증대될 것이나, 다른 공여국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외교안보 이해추구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한국의 ODA 거버넌스는 단기적으로는 국조실의 기능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독립된 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고는 보았으나, 현실적인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동시에 국내외 국제개발협력 환경 변화 속에서 KOICA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질문에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대체로 KOICA의 위상은 지속적으로 높아져왔으며, 향후 국제개발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예산 총액이 증가할수록 그 역할이 강조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 했다.
Ⅴ.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를 통해 국제개발협력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공여국들이 자국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개발협력 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 국가의 국제개발협력 거버넌스 체계의 변화는 국제적인 추세를 반영하기 보다는 국내 정치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최근 외교부에 통합된 영국의 DFID, 사업수행기관과 외교부의 통합사례인 호주와 캐나다, 외교부와 사업수행기관을 분리한 이탈리아, 분리형 체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일본과 독일 모두 개별국가의 내부 사정과 정치 문화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변화되는 환경 속에서 대표 무상원조 사업시행기관으로서 KOICA는 어떤 기능을 핵심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본 연구는 델파이 전문가 조사결과에 의거하여 크게 고도화된 사업 기획, 전문성에 기반한 성과관리, 다양한 개발협력 주체들과의 협업 및 대국민 활동의 기능을 중심으로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사업 수행기관으로서의 KOICA 역할 제고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예산과 인력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