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베트남은 저위도 국가 중 하나이고 남북으로 긴 국토를 가지면서, 큰 하천의 델타지역과 산악지역, 해안 지역, 고지대 등 다양한 지형조건을 가지고 있다. 체제전환국으로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농업이 국민경제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런 특성 때문에 베트남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국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본 연구는 기후변화가 베트남 경제와 국민 후생에 미칠 영향을 특히 농업부문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적절한 기후변화 적응대책과 그 대책의 수용성을 높이는 요인을 찾는 학제적 연구이다. 분석을 위해서 본 연구는 베트남 현지 연구진과의 연구 파트너십을 구축·활용하였다.

본 연구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부분은 작물학적 연구로서, 베트남 주요 농작물에 대한 기후적합도 변화의 시공간적 분석을 통해 베트남의 지역별 기후변화 취약성과 경제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지역별 재배 최적 농작물 선정한다. 두 번째 부분은 다시 다음의 5가지의 세부 연구로 구성된다: 1) 계량경제 모형을 이용하여 기후변수와 지형/지리적 특성 등 여타 변수가 농가의 작물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향후 기후변화가 작목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한다. 2) 기후변화의 국가적 손실 분석을 위해 주요 농산물의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성 변화를 반영하는 동태일반균형모형(CGE모형)을 구축하여 분석한다. 3) CGE모형이 제시하는 향후 노동 및 자본소득, 상품가격 등을 베트남 가구 조사 자료에 반영하는 미시 시뮬레이션 (micro-simulation)을 통해 각 계층별 소득변화, 후생변화, 빈곤층의 비중 변화 등을 도출한다. 4) 가계단위 미시 소비자료를 이용하는 수요체계(demand system) 추정을 통해 기후변화가 유발하는 농식품 가격변화의 소비자후생효과를 분석한다. 5) 가계단위 조사자료를 이용하는 계량모형을 수립·적용하여, 기후변화가 지역별 소득성장과 수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부분도 2개의 세부연구로 구성되며, 1) 농업부문 기후변화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농가의 농업생산 및 유통 관련 기후변화 대응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고, 2) 기후변화 대응이 농가 계층별 가구소득, 건강, 기후변화 취약성 등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작목의 적합도 분석결과 기후변화로 인해 향후 북부 중산간, 홍강 델타 등 북쪽 지역에서는 벼의 기후적합도는 소폭 감소하고 옥수수의 적합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의 중부지대에서는 땅콩류의 적합도 상승이 발생하며, 해안지역에서 내륙지역으로 확장하는 경향을 보였다. 중부 고지대의 경우 로부스타 커피의 적합도가 높은 지역이 감소하였으며, 남부지방의 경우 벼가 계속 최적 작목으로 선정되었다. 이러한 작목 적합도 분석결과는 각 지역에서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작목선택행위에 기후변수가 미치는 영향을 계량경제학적으로 분석한 결과에 의해서도 상당한 정도 뒷받침이 된다. 계량경제 분석결과에 의하면 향후 기후변화의 영향이 작물선택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별로 상이할 것이며, 많은 지역에서 쌀은 재배면적 비중이 초기에는 큰 변화가 없다가 이후 상당한 정도 줄어들 수 있음이 전망된다.

이러한 기후변화의 사회적 비용은 적절한 적응대책을 도입할 경우 상당한 정도 줄일 수 있음도 확인이 되었다. CGE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이 여타 국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적응조치를 취할 경우에는 전 세계 어떤 국가/지역보다도 높은 GDP 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지만 적극적인 기후변화 적응조치를 취할 경우에는 비교적 비관적인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도 1% 혹은 그 이하의 GDP 손실만을 초래할 것으로 보여 적응조치의 중요성이 입증된다. 또한 농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 연간 가구당 전체 농식품 지출액의 1.8~5.1%(2040년 가격), 3.37~6.12%(2070년 가격)의 후생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적극적으로 적응조치를 취할 경우에는 그렇지 않을 경우의 소비자후생 손실의 거의 절반만 지불하면 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기후변화는 또한 소득분배 측면의 영향도 가진다. 가구별 소득원을 이용한 분석에서는 기후변화는 농업소득, 근로소득, 기타소득 중 농업소득과 기타소득의 비중이 커질수록 소득분배 개선에 기여하고, 반대로 근로소득 비중이 커질수록 소득분배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통계적 분석에서 기후변화는 지역별 소득의 수렴속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동안 발생한 1일 최저기온 상승과 강우량 변동 형태는 전반적으로 소득수렴 속도를 늦추어 소득분배 개선에 부(-)의 영향을 주었음도 확인되었다.

본 연구가 직접 실행한 설문조사결과, 기후변화 적응조치의 선택여부에는 개인의 행동통제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인식되는 행동인지의 여부도 영향을 미침을 발견하였다. 또한 기후변화 이전의 자산 수준이 높을수록 기후변화 대응 강도가 높다는 점과 사회적 자본이 직간접 경로로 기후변화 대응을 촉진한다는 점도 파악할 수 있었다. 연령이나 교육수준과 같은 농가의 개별 특성 역시 일부 적응조치의 도입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이들 특성은 대응조치 실행에 따른 농가의 삶의 질 수준에도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분석결과에 기초하여 본 연구는 1) 적절한 적응조치가 경제적 수준과 소득분배,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2) 효과적인 적응조치 도입을 위한 기반 투자 특히 품목전환의 장애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며, 3) 특히 취약 계층과 지역에 대한 지원이 강조되어야 하고, 4) 취약 지역 주민의 대응 역량 개발을 위한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고, 5) 기초자료 확보와 지속성을 가지는 연구가 앞으로 실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