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개발협력 분야 연구개발과 이에 기반한 지식공유의 중요성은 늘 강조되어 왔다. 개발협력 분야 연구개발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사회 전반에 걸친 전략정책 및 기술 등의 모든 방면에서의 연구를 포함하며, 최근에는 증가하고 있는 불평등과 기후변화와 같은 글로벌 공공재 이슈 등에 관한 다양한 연구, 나아가 아젠다 도출, 사업 효과성 제고, 관련 지식공유 및 환류, 미래 예측 등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다수의 개발협력 기관은 연구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각 기관의 성격에 따라 조직 운영체계에는 차이가 있으나, 기관 차원에서 지식을 축적하고 공유하며, 미래를 분석하고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각 기관의 목적과 방향성에 맞춰 개발협력 아젠다 도출, 연구 결과물 생산 및 지식공유 등의 활동을 통해 그 역할을 확대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개발협력 분야에서의 연구 개발의 의미를 짚어보고, 개발협력기관 연구조직의 역할 및 특성에 대해 살펴봄으로 향후 KOICA의 연구조직의 기능 및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OECD(2015)에서는 연구개발을 인간, 문화 및 사회를 망라하는 지식의 양을 늘리고 이를 응용하고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창의적인 활동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연구 개발은 일반적으로 사물, 현상, 지식에 대한 탐구를 기반으로 하는 활동으로, 새롭게 알게 되었거나 이미 존재하던 지식의 발견, 해석, 정정, 재확인 등에 초점을 맞추는 체계적인 조사를 일컫는다. 이밖에, 재무적, 인적, 물적 자원 등을 투입하여 어떠한 현상에 대해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 국제개발협력에서 연구의 의미는 특정분야에 한정되지 않는다. 개발협력 자체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개발협력의 다양한 주체의 관점에서 개발협력 내 포함할 수 있는 다양한 범주에서의 지식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과물까지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및 글로벌 위기 속에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한 미래 이슈 분석 및 예측에 관한 연구 수요도 증대되고 있는바, 개발협력 분야에서 연구 전문성을 보유한 연구조직의 역할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주요 개발협력 기관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각 기관의 성격에 따라 연구조직을 갖추고 있다. KOICA에서는 ODA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연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개발협력 분야의 주요 이슈를 연구하여 KOICA의 전략 및 사업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으며, 국제개발협력에 관련된 정책, 사업, 전략, 또는 협력국의 경제 사회 개발에 관련된 연구,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보 수집 및 보급, 학술회의 및 간행물 발간 등을 통한 국제개발협력 관련 지식공유, 국내외 연구 네트워크 구축 등을 주요 업무로 한다.

본 연구에서는 KOICA와 유사한 운영체계를 갖춘 Norad, 연구가 하나의 본부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은 AFD, JICA 소속이긴 하나, 독립된 성격의 연구소를 갖춘 JICA RI, 그리고 독일의 독립된 개발협력 연구소인 IDOS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노르웨이 개발협력청인 Norad는 새로운 지식의 개발, 저소득국 및 중소득국의 연구 역량 강화, 연구 기반 지식의 체계적인 활용을 통해 정책 입안 및 활용 등 3가지 주요 목표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Norad 외에도 노르웨이 연구의회 및 국제기구를 통해 개발협력 연구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협력을 통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프랑스의 AFD는 2002년 연구 부서를 신설하였으며, 개발협력 실행기관으로서 80년간의 사업 경험을 통해 지역적・사회적 맥락에 따른 현장 지식을 바탕으로 지속가능개발 및 공공재, 혁신 재원 수단에 관한 연구 및 지식공유를 하고 있다.
현재 혁신연구지식본부가 연구, 전략, 평가, 교육의 기능을 담당하며, 격년으로 국제 연구컨퍼런스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의 JICA는 이사장 직속부서로 오가타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에 대한 정책연구를 수행 및 일본의 개발 경험 및 전문성을 공유하며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지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독일의 연방경제협력개발부(BMZ)는 독일 개발 및 지속가능성 연구소(IDOS)라는 독립된 연구기관을 통해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IDOS는 연구, 컨설팅 및 교육 간의 상호작용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전 직원의 3/4이 연구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기관의 연구조직을 비교해 보면, KOICA, Norad, AFD는 개발협력 실행기관에 속한 연구 부서로서, 기관의 전략 방향성과 기관의 수요에 부합한 연구를 해야하는 반면, JICA RI는 JICA의 전략에 따르되 국제 연구허브로서의 독립적인 비전을 설정하고 있으며, IDOS 또한 BMZ 연구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으나 글로벌 싱크탱크를 목표로 조금씩 독립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이 두 기관은 사업 연계 연구보다는 학술연구를 다수 수행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AFD는 기관 내 연구 본부이지만, 글로벌 싱크탱크의 비전을 갖고 있으며 개발협력 이행기관으로서의 장점을 살리며, 사업에 적용가능한 실용적인 지식생산에 무게를 두고 있다. AFD, JICA, IDOS는 모두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한 리더십에 의해 연구조직이 부상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반면, KOICA는 연구조직의 역사가 비교적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 교체에 따라 여러 차례 부침을 겪었으며, 현재까지도 적은 인력과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관별 주요 연구 주제를 살펴보자면, KOICA는 주로 개발협력 패러다임, 개발효과성, 파트너십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면, AFD는 기후, JICA RI는 평화 구축 및 인도적 지원, IDOS는 글로벌공공재 마련과 공동의 과제해결을 위한 초국가 및 국제협력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개발협력 기관에서 연구조직의 역할은 거시적으로는 국제 동향을 파악하고 기관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기술적으로는 사업의 효과성을 분석하고 조직 내 학습을 통해 발전 방향성을 모색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개발협력 기관의 연구조직은 기관의 목적과 전략 방향성에 따라 중점적인 역할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연구 결과물을 생산한다. KOICA는 기관 설립부터 연구조직을 운영해 오고 있으나, 대내적으로는 기관의 예산 및 인력 증대에 따라 연구의 역할과 비중이 커지며, 대외적으로는 증대되는 불확실성으로 사회 전반에서의 연구개발에 대한 인식 및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조직에는 이렇다 할 변화는 없었다.
KOICA에서 연구개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ODA연구센터가 가진 강점을 기반으로 조직 내 공감할 수 있는 ODA연구센터만의 비전 수립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KOICA에서 연구를 사업 수행을 지원하는 조사 수준에서 내부 조직으로 머무르게 할 것인지, 타 연구기관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개발협력 전문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지,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연구조직의 발전은 다양한 연구 활동을 통해 KOICA의 개발협력 지식기반을 마련하고, 전략과 사업 방향성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에서 KOICA의 목소리를 키우고 그 역할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현재 ODA연구센터 구조를 고려해 본다면, 향후 방향성을 제시하며 KOICA의 역할 확대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는 연구를 우선적으로 확대하며, 연구 인력 및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지식기반을 강화하는 연구로 확대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단기적으로 기관의 전략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의 학습을 지원하는 전문 연구조직이라는 비전하에 기존의 내부 역량 강화 기능에 집중하고, 이를 토대로 ODA연구센터가 개발협력 연구 분야의 플랫폼이자 국내 개발협력 학술생태계를 선도하는 전문 연구기관으로써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싱크탱크로써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개발은 결국 지속적으로 조직 내 지식을 축적하고 이를 활용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체계적인 활동이며, 이를 발판 삼아 조직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디딤돌 역할이라고도 볼 수 있다. 급변하고 있는 개발협력 패러다임 변화 속에 다양한 개발협력 주체 간의 지식과 전문성을 융합한 통합적 접근이 요구되는 현시점에서 KOICA에서 바라보는 연구의 의미를 다시금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30여 년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기는 하나, KOICA의 규모와 역할에 적합한 연구조직으로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