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성과주의 예산제도는 투입보다는 성과에 초점을 맞춘 예산 편성 방식으로, 정부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 제도이다. 이 제도는 90년 말 재정위기를 겪은 미국 및 유럽 국가에서 도입되면서 OECD 국가들로 확산되었다. 한국 또한 1990년대 말 금융위기를 계기로 성과주의 예산제도를 도입해 재정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다. 그리고 2005년 총액배분・자율편성제도와 2007년 프로그램 예산제도를 도입해 성과중심의 재정운용체계를 갖추고 성과주의 예산제도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예산편성 자율성 부족, 성과정보와 예산 간 연계 부족, 성과정보 활용 미비 등 문제로 KOICA를 포함하여 국내 여러 기관에서 성과주의 예산제도의 효과적 활용에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한편, KOICA는 점차 대형화되는 사업과 늘어나는 예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결과 중심의 관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매년 예산요구서 작성 시 개별사업의 투입공수를 바탕으로 한 상향식 산정 기법으로 연간 예산을 추정하는 비효율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동 연구는 성과주의 예산제도를 따르고 있는 타 공여국의 원조기관은 어떤 예산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예산과 성과를 어떻게 연계하는지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KOICA 국별협력사업의 예산편성방식 개선 방안을 찾는데 방점을 두었다.

OECD는 성과주의 예산을 예산의 기획 및 편성 과정에 성과정보를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를 ‘형식적’, ‘성과정보적’, ‘관리적’, ‘직접적’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OECD는 또한 네 가지 축으로 구성된 성과예산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며 성공적인 제도 운영을 위해 △의미 있는 성과정보의 개발 △책임성과 투명성 △지원 환경 △성과정보 활용 등 네 가지 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동 연구에서는 공여국 중 미국과 네덜란드 개발협력기관의 성과예산 프레임워크 현황을 살펴보며 KOICA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해 보았다.

미국 USAID는 국무부와 함께 전략계획을 수립하고 함께 성과계획서와 성과보고서를 작성한다. 예산은 전략 방향에 맞춰 프로그램 중심으로 편성하고 73개의 성과지표를 지정하여 목표한 바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신뢰성 있는 데이터 수집을 바탕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USAID는 고품질의 데이터 수집을 위한 다양한 역랑강화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성과정보를 여러 웹사이트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의회에 제출하는 문서에도 성과정보를 포함시켜 예산안 심의시 성과정보가 같이 검토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네덜란드 외교부는 2022년 수립한 개발협력전략을 바탕으로 프로그램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있으며 20개의 성과지표를 바탕으로 성과정보를 예산안 본문에 포함하여 예산안 심의시 해당 정보가 같이 검토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성과정보를 개발하기 위해 측정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 ‘측정가능한’, ‘수용가능한’, ‘현실적인’, ‘기한이 정해진’ 이라는 다섯가지의 기준으로 지표를 선정하고 있다. 또한 예산 편성 및 성과 계획의 분권적 특성으로 인해 각 부처 장관이 예산 승인, 집행, 평가에 대해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 그에 비해 KOICA는 전략-예산-성과의 논리적 연계가 부족하고, 프로그램 중심으로 예산이 편성되어 있지 않으며, 예산안과 함께 제공하고 있는 성과지표는 단 2개에 불과하다. 또한 국회 제출 예산요구서 본문에는 성과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예산 심의시 성과정보가 적절히 활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예산 재량권이 좁아 책임성을 요구하기에 한계가 있으며, 성과정보가 외부에 구체적으로 공개되어 있지 않다.

결론적으로 정부차원에서는 범정부차원에서 수립하는 개발협력전략과 각 부처가 집행하는 개발협력예산이 구조적으로 연계가 되어 성과관리가 가능한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총액배분·자율편성제도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예산당국 및 모든 정부부처가 각자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외교부/KOICA에게는 타 부처와 동일한 수준의 예산 자율성이 부여되어야 할 것이다. KOICA 차원에서는 전략-예산-성과를 구조적으로 연계하여 성과관리가 가능한 형태로 예산과목구초를 개선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세부사업을 사업유형으로 통일하고 장기적으로는 정책주제를 중심으로 예산과목을 변경해야 한다. 사업별 성과지표를 명확히 정의하고, 성과데이터의 품질을 주기적으로 평가하여 예산 편성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양질의 데이터를 생성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 마련, 역량강화 활동, 기술 지원 등 성과관리 체계를 지원하는 도구를 마련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사업 발굴시 최대한 전략에 부합하고 프로그램 목표달성에 기여하는 사업이 발굴되어 수집하고 있는 성과정보 확대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예산 재량권을 확대하고 책임성을 높여 하향식 산정 기법으로 예산안을 수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