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본 연구는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정책적 구조와 역사적 진화과정을 협의의 개발이 아닌 광의의 발전적 시각에서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국제개발을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학자들은 일찌감치 개발주의의 위기와 개발의 해방구로서 개도국 스스로의 사회발전을 주장해 왔다. 실제로, 공여국은 개도국의 현지조건과 필요에 따라 스스로 구성되는 내부 발전의 역사적 궤적을 외부에서 지원하는 탐색자(searcher)의 소임을 수행하는 것이지, 자국의 국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일방적으로 원조를 계획하고 협력대상국에 집행하는 기획자(planner) 역할은 사실상 원칙적으로 배제되어야 한다. 요컨대, 개발주의 시각에서 즉자적인 개발성과를 국제개발의 최종 결과물로 인식하는 “개발의 편협적 특수주의”에서 대자적인 상호책무성(mutual accountability)에 근거한 “발전의 포용적 보편주의”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로써, 지금까지 국내외 학자들이 집중하여 온 서구중심의 근대화와 경제성장에 입각한 국제개발연구의 전통을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이른바 ‘비판국제개발론’ 영역의 문을 열고 이를 통해 한국의 국제개발 역사를 새롭게 해부하고자 한다. 따라서 국제개발의 비판적 맥락에서는 한국의 국제개발론을 사회발전론 또는 발전사회학(sociology of development)의 시각에서 재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사실상 development studies의 우리말 표기도 개발학이 아닌 개발과 관련된 다각도의 사회?정치?경제 국면을 복합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발전학’으로 해석하고 통용하는 것이 합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