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는 모두 민주주의로 포장된 계급사회에 살고 있다. 미국의 민권법이 다른 피부색의 미국인을 보호하지 못하듯,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역시 지역감정, 수저론, 성차별, 장애 혐오로 뒤덮인 한국의 시민들을 보호하지 못한다. ‘K’ 이니셜을 단 채 수많은 아티스트와 콘텐츠가 해외에서 큰 활약 중이라는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이와 늘 함께 들려오는 것은 그들에게 향하는 인종차별 소식이다. 이에 비스듬히 거울을 대면, 아프가니스탄 난민 학생들을 거부하는 단체들이 보이고, 장애인 이동권 시위 소식에 달린 혐오 댓글이 보이고, 성차별 논란에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보인다. 이 중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고 자신해서는 안 된다. 나치의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작가인 한나 아렌트는 사유하지 않는 것 역시 죄악이라고 말했다. 
나도 모르게 저지른 폭력과 무심결에 방치한 동조에 대해 성찰하며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이 일에 게으르지 않아야만 그동안 침묵했던 차별의 상흔을 꺼내어 서로를 치료할 수 있다. 작가는 수천 년 동안 이어진 유구한 차별을 단칼에 해결하기 위해 《카스트》를 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가 평범함을 방패 삼아 가해자가 되지 않기를,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방관하지 않기를, 차별과 혐오의 파도에 휘말리는 난파선이 되지 않기를. 격랑의 시대 속에서도 꿋꿋한 조각배가 되기를 바라며 《카스트》는 쓰였다. 
(출처 :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 서평)